美 연구팀 “1990년대부터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 획기적 수명 연장 불가 ”

100세 시대 시대를 넘어 200세까지도 살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사실은 인류의 기대수명이 1990년대 이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연구 보고가 발표되어 관심을 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의 제이 올샨스키 교수팀은 세계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일본과 한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 등 8개국과 홍콩, 미국의 1990~2019년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해 8일 과학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홍콩·미국의 사망률 데이터를 이용해 1990년부터 2019년 사이의 사망률과 기대수명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세기 내내 이어지던 기대수명 증가세가 1990년 이후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특히 미국의 증가세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특히 2010년 이후로는 둔화세가 더욱 확연해 최근 수년간 태어난 어린이가 100세에 도달할 확률은 여성이 5.3%, 남성은 1.8%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는 이전 출생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2019년에 태어난 아이가 100세까지 살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홍콩으로 여성은 12.8%, 남성은 4.4%로 추산됐다. 미국의 경우 2019년생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여성이 3.1%, 남성은 1.3%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건강과 수명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가능해지지 않는 이상, 이번 세기에 인간 수명이 크게 연장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결론 지었다.

연구팀은 “앞으로 100세까지 생존할 확률이 여성은 15%, 남성은 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현저히 늦출 수 없다면 금세기에 급격한 수명 연장이 불가능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1세기에 수명이 크게 연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는 없다”고 확언하면서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은퇴 계획과 생명보험 가격 책정 등 광범위한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