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더 이코노미스트지가 ‘2025 세계 대전망’(한국경제신문 지음)을 내면서, 부록으로 ‘믿기 어렵지만 2025년에 일어날 가능성 있는 10가지 일’을 소개해 주목을 끈다.
첫 번째는 태양 폭풍으로 인한 대혼란이다. 태양 표면에서 플라즈마가 폭발하는 ‘코로나질량분출(CMEs)’은 수십억 톤의 에너지 입자를 발생시킨다. 전하를 띈 이 에너지 입자가 지구 자기권에 충돌해 태양 폭풍이 발생한다. 1989년의 태양 폭풍은 캐나다 퀘백의 전력망을 9시간이나 마비시켰고, 2022년 2월의 CMEs는 38개 위성을 손상시켰다. 가장 강력했다는 1859년의 태양 폭풍을 ‘캐링턴’이라고 부르는데, 태양물리학자들은 2020년대에 이 수준의 지자기 폭풍이 발생할 확률이 10% 정도가 된다고 관측한다.
두 번째는 달에서 가동되는 4G 모바일 네트워크다. 미국 스타트 업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제작한 달 착륙선은 2025년에 달 접근을 시도할 예정인데 이 착륙선에는 노키아가 만든 소형 4G 셀룰러 기지국이 탑재된다. 성공한다면 소형 호퍼 로봇이 4G 기술을 이용해 착륙선과 통신하며 달의 남극 근처를 탐사할 수 있게 된다. NASA(미 항공우주국)가 자금을 지원한 IM-2 프로젝트는 이르면 내년 1월에 발사될 예정이다. 향후 미국 우주 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하면 4G로 서로 통신하고 지구로 전화를 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세 번째는 도핑을 권장하는 스포츠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다. 이른바 인핸스드게임(Enhanced Game)이다. 선수들이 육상이나 수영, 역도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약물과 기술적 보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스포츠 대회다. 이를 제안한 ‘아론 드수자’는 전체 선수의 44%가 몰래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를 허용하고 모니터링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2025년 하반기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최 도시와 계약을 맺지 못했고 참가선수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네 번째는 새로운 글로벌 펜데믹 발생이다. WHO는 2024년 7월에 펜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우선 병원균’ 목록을 업 데이트했는데 여기에 포함된 30개 이상의 병원균 가운데 ‘조류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도 있었다. 특히 H5N1 클레이드 2.3.4.4b라는 변종은 2020년부터 확산됐다. 다른 독감 바이러스와 유전자를 교환하면서 야생 조류와 바다 표범, 일부 인간에까지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남극을 포함해 모든 대륙에서 발견되어 차기 글로벌 펜데믹을 일으킬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진다.
다섯 번째는 대규모 화산 폭발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한 혼란에 대한 준비가 극도로 부족하다고 경고한다. 얼음층 분석에 따르면 화산학자들이 7등급으로 분류하는 정도의 폭발이 이번 세기에 일어날 확률이 16.7%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화산 감시 위성을 포함한 더 많은 센서의 도입과 대비 강화가 필수라고 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5년 아이슬란드를 긴장 속에 주시하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대규모 인구 밀집지역 근처의 화산을 우려한다.
여섯 번째는 동물 은행계좌다. ‘테하누’라는 기술회사가 개발 중인 ‘종 간 화폐(interspecies money)’다. 르완다의 19마리 산악고릴라 가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된 데 이어 2025년에는 르완다 전역의 고릴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동물들이 밀렵꾼의 덫에 걸렸거나 치료를 받아야 할 때를 인식한다. 이후 ‘자연을 위한 긱(gig) 경제’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근처의 인간을 모집해 작업을 수행케 하고 대금을 지급한다. 동물과 서식지, 그리고 자연 생태계 서비스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일곱 번째는 러시아의 핵무기 우주 배치다. 1967년 우주조약으로 우주 공간 핵무기 배치가 금지되었으나 오늘날 수천 대의 민간·군사 위성이 떠다니며 핵폭발로 인한 방사선과 궤도 파편 등 심각한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는 2021년 11월에 고장난 위성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파괴해, 1800개의 우주 파편으로 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위성을 잇달아 올려 궤도위성 요격 무기를 시험 중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2025년에도 이런 무기를 발사한다면 우주전쟁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덟 번째는 북대서양 주요 해류의 감속과 이동이다. 대서양 자오면 순환(AMOC)은 대서양에서 따뜻한 물을 북쪽으로, 차가운 물을 남쪽으로 순환시키는 해류 네트워크다. 해양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영양분을 분배해 주기도 하는 이 AMOC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약화되고 있다. 2025년에서 2095년 사이에 붕괴될 확률이 95%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기는 2050년대로 추정됐다. 북유럽이 더 춥고 건조해지고, 강력한 폭풍과 가뭄에 시달릴 가능성과 함께 아프리카와 중미까지 가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아홉 번째는 폼페이 고대 문서 발굴 가능성이다. 79년 베수비오산 폭발로 뜨거운 화산 가스가 폼페이오 인근 헤르쿨라네움 인근의 도서관을 덮치는 바람에 수천 개의 그리스어와 라틴어 두루마리가 탄화되었다. 이 문서를 해독해 보려는 시도가 18세기부터 이어졌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런데 2023년에 X선 스캔과 인공지능을 결합해 그리스 철학자 필로데무스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추정되는 한 텍스트가 드러났다. 추가 두루마리가 스캔되고 분석됨에 따라 어떤 작품들이 더 발견될 지 주목된다.
마지막은 외계 생명체 증거 여부다.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TI) 대부분은 전파신호 분석에 의존한다. 레이저 섬광을 탐지하는 방법도 있다. 외계 생명체가 별 주위를 감싸 복사를 최대한 포획하려고 만들었을 수 있는 ‘다이슨구’의 빛을 탐지하거나 최근 몇 년간 발견된 수천 개의 외계 행성 대기의 생물학적 활동 증거를 분석하는 방식도 있다. 한 때 외계탐사는 비주류 활동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류 연구의 일부가 되었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새로운 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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