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노트(Ending Note)’를 아시나요

박성훈 기자 2025-02-06 08:55:33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고령자가 혼자 살다가 갑자기 생을 마감할 경우 가장 난감한 사람들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다. 당사자가 사후 어떤 처리를 원했는 지, 어디에 얼마나 되는 재산을 남겨 두었고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길 원했는지 등의 의사를 전혀 알 수 없어 막막할 때가 많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두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우리보다 초고령 사회(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인 사회)를 훨씬 먼저 경험한 일본에서는 이른바 ‘엔딩 노트(Ending Note)’라는 것이 새삼 주목을 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여러 모로 의미 있는 작업이라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병이나 사고 등으로 쓰러져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전할 수 없게 될 상황에 대비한 조치가 ‘엔딩 노트’다. 자신의 유훈이나 죽고 난 후의 대처 방법 등을 미리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내용들을 적어 남겨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딩 노트’에 적어도 두 가지는 확실히 적어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꼭 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사망하기 전에 연명치료를 원하는 지, 원치 않는 지가 될 수 있다. 

희망 하는 사망 장소도 중요하다. 병원에서 숨을 마감할 지, 집에서 마지막을 보낼 것인지를 적어두면 장례 절차에 도움이 된다. 화장을 원하는지, 관을 써 봉분을 만들어 묻히고 싶은 지도 반드시 적어두는 것이 뒷 마무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

그 밖에 자신의 재산, 즉 현금이나 귀중품의 보관 장소도 적어두는 것도 유족들에 대한 배려일 수 있다. 비록 자필 유언장 같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유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 근거가 된다. 묘지나 장사에 관한 내용도 적어 두면 주위 사람들이 덜 당황할 수 있다. 

자신의 죽음을 알릴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두면 중요하다. 장례식에서 보고 싶은 얼굴들의 이름을 적으면 된다. 자녀나 친척들, 아니면 지인들에게 특별히 남길 말도 엔딩 노트에 담을 수 있다. 

물론 엔딩 노트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 하지만 상속 등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등을 비롯해 망자의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모두가 안다면 상속을 둘러싼  싸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엔딩 노트는 가능하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야 주위 사람들이 고인의 유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엔딩 노트가 있다는 것, 그것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메시지를 남겨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트북에 기록해 두고,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파일 이름과 비밀번호 등을 적어두는 식이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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