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신간] 이순국 <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

재벌 회장에서 '몸짱' 건강 전도사로 변신한 이순국 회장의 제 2인생론
조진래 기자 2023-07-05 08:05:29


저자는 한 때 조 단위 매출로 대한민국 재계 순위 25위의 신호그룹을 이끌던 재벌 기업인이었다. 기업 인수와 회생에 남다른 능력을 발휘해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으나 그 역시 외환위기 직격탄을 피할 수는 없었다. 2010년에는 일본 여행 도중 협심증에 의한 급성 통증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80대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몸짱’이 되어 나타나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책은 그런 자신의 지난 82년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의 직접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제2의 인생을 사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 한 마디에 모두 녹아 있다. “인생에는 항상 플랜 B가 있다.’ 어떤 역경과 고난이 와도 새로운 선택의 여지가 있으니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라.” 

건강에 있어 운동은 그에게 가장 확실한 플랜 B였다. 협심증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그 역시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사람이었다. 이후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체계적으로 운동에 관해 공부하기 위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 스포츠과학과 석사과정에 도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건강 전도사가 됐다.

저자는 중학교 때 학비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교과서도 받지 못하고 공부해야 할 만큼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오히려 남들보다 빨리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여기서 그는 ‘플랜 B’론을 얘기한다. 플랜 A만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길이 막혔을 때 자신은 플랜 B를 발견하고 그 길로 갔다고 말한다.

색맹 때문에 의대나 공대를 갈 수 없었고, 연좌제에 묶여 법대도 갈 수 없었지만, 그는 플랜 B로 경제학과를 택해 성공적인 회계사와 기업인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저자의 ‘뗏목론’이 주목을 끈다. 그는 우리 인생을 뗏목에 비유했다. 인생은 능동적이로 탔든 수동적으로 탔든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는 ‘내 정체성에 맞는 뗏목’을 타라고 강조한다.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 뗏목이나 탈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들이 있겠지만, ‘용기’를 내 뗏목으로 갈아타라고 조언한다. 자기 자신을 믿고 과감히 뛰어내리라고 말한다. 

또 일단 강을 건넜으면 타고 온 뗏목은 빨리 버리라고 말한다. 과거에 집착하고 연연하지 말고, 새 뗏목을 타고 또 열심히 다른 강을 건너야 한다고 조언한다. “타던 뗏목에서 그냥 버티고 있는 것은 인생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도 “나 역시 지금은 ‘건강전도사’라는 뗏목을 타고 강 저편을 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는 뗏목의 노를 저어 나갈 때 20~30년 후의 먼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이 오히려 망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4~5년 이내의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지혜로운 자세라고 일러 준다.

그때그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 계단씩 올라갈 때 먼 미래도 담보된다고 말한다. 오늘 할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도 말한다. “현실에 100% 집중하라. 그런 현재가 쌓여 미래가 된다”고 가르친다.
저자는 “세상에 늦을 때란 포기할 때 뿐”이라고 단언한다. “뭔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고 강조한다. 건강을 지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 있다며, 운동이 그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추는 것은 나는 물론 가족과 타인을 배려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그는 해외 유명 연구 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바람직한 건강 습관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이른바 ‘알라메다 7’ 건강법이다. 아침을 포함해 규칙적인 식사하기,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하기, 키에 대응하는 적정 체중 유지하기, 금연하기, 굴 적게 마시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간식 먹지 않기 등이다.

반대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8가지 빨리 죽는 법’도 일러 준다. 과식하기, 운동하지 않기, 심하게 담배피기, 알코올성 음료 많이 마시기, 과로하기, 늘 긴장 속에서 살기, 커피 많이 마시기, 건강검진은 아예 생각도 않기 등이다.

저자는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지난 십 수년간 감기 몸살을 모르고 살았고,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지금도 하루 2시간씩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고 격일로 시속 6.5㎞ 속도로 한 시간을 걷는다고 한다. 그는 “근육이 운동을 기억하는 시간이 72시간”이라며 3일 간격 이내로 꾸준히 운동을 해 근육을 유지하라고 권한다. 그래야 ‘건강수명’과 ‘자연수명’이 일치해, 건강하게 살다가 사랑 하는 사람들 곁에서 고통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삶과 행복에 관해 이렇게 결론 짓는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인생에 있어 단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 따듯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이다. 그리고 정말로 멋진 인생, 의미 있는 인생은 제대로 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이를 가치있게 구현하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