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치매 예방 식사법

이의현 기자 2023-07-14 06:58:33

예로부터 우리 어른들은 바른 젓가락질과 꼭꼭 씹어먹기를 유난히 강조했다. 현대 의학에서는 이런 밥상머리의 행동들이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뇌를 활성화해 치매까지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으로부터 식사하면서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을 들어본다.

- 음식물을 오래 씹어야 정말 몸에 좋은가.
“음식물은 20~30회 정도 오래 씹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음식물이 잘게 부서지면서 침 속 소화효소가 골고루 닿게 된다. 음식을 입안에서 몇 번 오물거리다 삼키면 당연히 위에 무리가 가고 위에서 음식물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위 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소화 기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소화불량이나 복통, 속 쓰림 등의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식습관이 오래 반복되면 위염이나 위궤양, 나아가 위암 등이 발생한 위험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 음식을 씹는 것이 뇌 건강에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
“우리가 저작 활동을 할 때면 대뇌피질이 자극되어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킨다.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됨으로써 치매에 걸릴 위험도를 낮추는 것이다. 2018년에 일본 도쿄치의대학원의 연구팀은 저작기능과 뇌기능의 연관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이유기~성장기에 걸쳐 분말음료를 주고 저작기능을 낮춘 쥐 모델은 일반 고형식을 준 쥐에 비해 악안면 뼈와 씹기 위한 근육의 성장이 억제되고, 기억 및 학습기능도 현저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신경활동 및 시냅스 형성,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발현이 떨어지고 신경세포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젓가락 사용이 치매에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다. 젓가락 사용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숟가락만 쓰면 음식을 지나치게 빨리 먹게 될 우려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나트륨이나 지방이 많이 녹아 있는 국물류를 숟가락으로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숟가락보다는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특히 젓가락질은 매우 정교한 운동이다. 손의 근육을 정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운동이다. 이런 미세한 운동으로 뇌의 운동 피질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무게가 나가는 쇠 젓가락은  더욱 좋다. 젓가락 사용은 치매예방 뿐만아니라 과식도 막아줄 수 있어 비만 예방이나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젓가락을 사용해 천천히 씹어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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