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신간]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심플 라이프>

조진래 기자 2023-07-17 07:56:26


저장강박증세를 보이는 ‘홀더’였던 저자는 25세 젊은 나이에 ‘다시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 아무 것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는 곤도 마리에의 ‘간단한 정리법’을 접한 이후, 자신이 가진 것의 80%가 즐거움을 가져다 주지 않는 물건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쇼핑 중독을 정리 중독으로 바꾸었고, 그럴 때마다 삶의 주도권을 조금씩 되찾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이제 채우기 보다 덜어낼 것이 많아진 중·장년 시니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 ‘과잉’을 없애는 미니멀리즘
저자는 “일상이 지치고 피곤할 때는 휴지통을 비우라”고 말한다. ‘미니멀리즘’을 그는 단순한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운동이라고 정의한다. 미니멀 한 삶은 우리를 짓누르고 방해하는 ‘과잉’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 삶에서 지나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버리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미니멀 한 삶에는 가치있는 것 들만 가득 찬다고 말한다. 미니멀리즘을 통해 삶의 속도도 줄일 수 있다고 전한다.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미니멀리즘’과 ‘슬로 라이프’는 훨씬 느린 속도로, 적게 소유하고 사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고 말한다.

◇ 추억 정리
버리기는 늘 쉽지 않다. 공허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불필요한 물건을 버릴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쓴 가면과 가식을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한다. 공간이 많이 생겨 남은 물건들이 훨씬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인간관계처럼 비 물질적인 것을 버리는 일은 그에게 더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그는 곤도 마리에의 조언에 따라 추억을 소환하는 감성적인 물건은 마지막에 정리했다. 버리기 어려운 것일수록 버리기를 서두르지 않았다. 이런 감성적인 물건들을 버릴 때는 그는 일단 모두 비우고 나서 물건을 하나 하나 살펴보며 스스로 질문했다고 한다. 이 물건이 내게 기쁨을 주었나? 삶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는가? 

저자는 자신이 가진 모든 물건이 자신에게 주었던 기쁨과 가치에 따라 1에서 10까지 점수를 매겼고, 8 이상인 물건에게만 남겼다고 말한다. 그는 “버리는 일은 한 번에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은 아니라도 주기적으로 실천해야 할 습관”이라고 강조한다. 버릴 때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극복하라고 조언한다.

◇ 옷장부터 시작하는 심플 라이프
그는 ‘캡슐 옷장’, 즉 나만의 옷장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캡슐 옷장이란 유행을 타지 않고 계절 아이템에 어울리는 품질 좋은 옷으로 구성하는 옷장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훨씬 더 신중하게 옷을 선택하게 된다. 아침에 옷 입기가 쉬워지고 아이템을 고르는 시간이 줄어 만족감을 준다. 특히 저자는 옷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리는 방식을 지켜 나갔다고 한다.

패스트 패션은 자연스럽게 쇼핑 목록에서 빠졌다. 철저히 1년 뒤에도 입을 것 들만 남겼다. 돈이 아까와 버리지 못했던 옷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저자는 ‘물건을 버린다’는 죄책감부터 버리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버리는 물건은 모두 어딘가로 가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잡동사니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그는 아름다운 기부, 타인에 판매하기, 재활용을 말한다. 그러면서 버린 물건을 다시 사지 않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전한다. 

◇ 에어비앤비 같은 공간 만들기
옷장과 마찬가지로 집에도 물건이 적을 수록 좋다. 같이 사는 사람과 의견을 조율해, 최소한의 물건을 넘어 유용하고 아름답고 의미 있는 물건으로 집을 채울 것을 권한다. 그는 집을 정리할 때는 세 가지 질문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 물건을 좋아하는가,  언제 마지막으로 사용했는가, 이 물건이 어떻게 가치를 더했는가 라는 질문이다.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면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고, 물건의 목적이나 물건이 더하는 가치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드시 버려야 할 물건이 있다. 저자는 똑같은 물건,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 포장지, 유효기간이 지난 문서,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 지금이라면 다시 사지 않을 물건 등을 제시한다. 잡동사니처럼 쌓인 선물도 필요한 것이 아니면 과감히 버리라고 조언한다. 화장품도 많을 필요가 없고, 부엌의 불필요한 조리기구도 버리는 게 좋다고 말한다. 서재의 종이 서류도 마찬가지다. 침실은 수면에 필요한 것만 남기고, 거실을 절대 창고처럼 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 친구 정리
친구는 많을 수록 좋다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까지 친구로 유지할 필요는 없다. 나를 알아주는 친구. 마음이 가는 친구,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을 친구를 만들라고 권한다. ‘NO’라고 말하지 못해 사람들은 늘 지치고 벅찬 삶을 산다. 거절이 곧 실패를 의미하고 갈등을 일으키고 상대를 화나게 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까 두려움이 크겠지만 저자는 “‘노’ 라고 말하면 불필요한 관계가 정리된다”고 말한다. 

저자도 우아하게 거절하는 방법을 연습해, 거절 못하는 나쁜 습관을 극복했다고 전한다. “생각해주서 너무 고마운데 시간이 없어”하는 식이다. 그는 “어수선함이 사라지면 두려움도 사라진다”고 말한다. 습관적인 팔로를 줄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구독’과 ‘좋아요’를 정리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러면 마음의 평온을 얻게 되고, 질투 나고 부러운 대신 기분 좋아지는 콘텐츠만 보게 된다. 

◇ 생각과 감정정리
감정의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다른 부정적 방식으로 삶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매년 초에 1년을 하나의 단어로 정리하는 훈련을 쌓았다고 전한다. 그 중 하나는 ‘진심’, 그 다음해에는 ‘수용’, 그 다음은 ‘사랑’이었다. 그는 무엇이 가장 큰 기쁨을 주었는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 가치를 더하지 않는 모든 물리적인 것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사랑 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자신을 사랑할 때 느끼는 행복감을 언급하며, 자신에게 가혹하고 자기혐오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말한다. ‘자기 학대의 악순환’을 멈추라는 얘기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자신을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그는 직감에 따라 살아가는 연습을 하고, 가끔 일부러 느리게 살아보고, 나이 드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해 보라고 권한다. 나아가 나만의 충분함을 찾아보고, 마음을 충분히 쉬게 하라고 조언한다. 기대치를 낮추고,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고 마음 먹어 보라고 권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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