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희 효도쿡 양평점 대표 “한 끼 식사가 어르신들에게는 생명입니다”

'사랑과 선행' 시니어 건강 식사 배달 서비스 '효도쿡'... 경기도 양평군과 전국 첫 시작 '화제'
이의현 기자 2023-07-20 09:06:37
이정희 재가복지센터 센터장 겸 사랑과 선행의 '효도쿡' 양평점 대표

경기도 양평군이 ‘사랑과 선행’과 손잡고 어르신 100명에게 식사 배달 및 안부 안전 서비스 ‘효도쿡’을  제공하기로 해 화제다. 효도쿡은 도시락 제공은 물론 어르신과 만나 안부와 안전을 확인하는 신개념 돌봄 서비스다.

어르신들은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섭취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좋고, 국가는 노인 예산을 다른 복지에 더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사랑과 선행은 이를 ‘포기하지 않는 복지’라고 말한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랑과 선행의 이정희 효도쿡 양평점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양평에서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는 이정희입니다. 방문요양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 겸 효도쿡 가맹점 대표입니다.” 

- 효도쿡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효도쿡에 나와 소분작업을 하고 9시에 재가센터에 출근했으니 고됐지요. 밤 10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제가 관여하지 않아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효도쿡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어르신들에게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 친화식’이라는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갔죠. 요즘은 혼자 계신 어르신이 많은데 경제적, 혹은 신체적 이유로 끼니 해결이 어렵다 보니 대충 해결을 하십니다. 그러다가 건강이 더욱 악화되지요. 한 끼의 식사가 어르신들께는 생명입니다. 효도쿡 도시락으로 본인 집에서 하루라도 더 오래 계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효집사는 어른신에게 효도쿡을 전달허고 각종 도움을 준다. 사진=사랑과 선행

- 효도쿡만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시중에 일반 도시락은 많습니다. 편의점에만 가도 몇 천 원 대 제품이 많지 않습니까. 효도쿡의 도시락은 음식의 영양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부드럽게 만든 고령 친화 식품입니다. 거기다 맛있기까지 합니다. 매 끼니 채소와 고기가 적절하게 들어 있습니다. 생선이나 육류는 주찬으로 꼭 들어갑니다. 맛과 영양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 이 부분이 효도쿡의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한 달 이상 드시면 확실히 건강이 좋아지시는 걸 느낍니다. 얼굴빛도 좋아지고, 드시는 어르신마다 말년에 이게 무슨 복이냐고 하며 고맙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밖에 나와 효집사를 기다리실 정도입니다. 고맙다며 뭐라도 주고 싶어 하십니다.”

- ‘효집사’는 전문 요양보호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효집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입니까? 
“저희 배달기사들은 요양보호사가 아닌 ‘효집사’입니다. 효집사가 되려면 운전은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성실함과 어르신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있다면 누구라도 가능합니다. 따뜻한 말로 안부를 여쭙고 어르신이 내민 손을 맞잡아 주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내 부모님처럼요.” 

- 효도쿡의 음식은 고령친화우수식품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이 고령친화우수식품을 드셔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많은 어르신들이 대충 물에 밥을 말아 간장을 반찬으로 드십니다.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시고요. 그런 음식은 건강에 해롭지요. 고령친화식품은 모든 음식을 먹기 좋게 부드럽게 만들고 염분을 줄였습니다. 재료가 가진 영양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고압으로 만들어지니 건강에 얼마나 이롭겠습니까? 당장 입맛에 맞지는 않더라도 내 몸을 위해 꾸준히 드시다 보면 반드시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 


- 양평점은 지자체 최초로 시니어식사 배달 사업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첫 사례니 어깨가 무거우시갰습니다.
“겁도 없이 뛰어들었지만 갈수록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일단 시작했으니 열심히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합니다. 계절에 따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고 염려되는 부분도 많습니다만,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출근시간을 당겨 배송을 빨리합니다. 낮에 음식물이 상할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각 집에 보냉 박스를 준비해 부재 시 냉팩을 사용해 임시보관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최초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하루하루 어르신들께 효를 배달하고 있습니다. 매일 안부를 여쭙고 건강을 체크하는 일이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 지자체 지원을 받는 경우가 아닌 실제 고객은 얼마나 계신지요. 구독 서비스로 알려져 있는데 식단은 미리 제공되는지, 주로 어떤 식단이 제공되는지 궁금합니다.
“아직까지 많지는 않습니다. 문의는 많이 오는데 비용을 조금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요. 식단은 본사에서 월 단위로 미리 보내줍니다. 저희는 거기에 맞춰 주문을 하고요. 본사에서 메뉴가 중복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 주고 있습니다.”

- 고령화 사회에서 효도쿡의 서비스는 꼭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비용도 무시하지 못하겠네요.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려면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정부에서 어떤 지원을 하면 좋겠는지요.
“독거·고령 어르신은 물론이고, 장애인에게까지 혜택이 가면 좋겠습니다. 급식 바우처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요. 마을마다 마을회관에 쌀이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 도시락으로 식사를 제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바람입니다.(웃음) 주간보호센터나 요양원 등 급식을 제공하는 시설에 저희 고령친화식사가 제공되는 것은 어떨지도 제안해 봅니다. 지자제에서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령화시대에 어르신들의 건강은 비용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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