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사 학위 보유자 가운데 여성과 비정규직 박사들에 대한 임금 차별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류장수)은 26일 ‘KRIVET Issue Brief 제272호’에서 ‘박사학위 보유자의 성별·고용형태별 임금격차’라는 보고서를 통해 박사학위 보유자의 성별·고용형태별 임금 격차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박사인력활동조사(2012년, 2017년)’에 나타난 박사 학위 보유자의 노동시장 특성 자료를 임금분해방법(Wage Decomposition methods)을 활용해 분석한 것이다.
성별 분석에서는 남성 박사 3600명과 여성 박사 358명의 자료를, 고용형태별 분석에서는 정규직 박사 3757명과 비정규직 박사 237명의 자료를 활용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측은 “박사학위 보유자들의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저임금 박사군일수록 여성 임금 차별이 커 이른바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고임금 박사군에서는 ‘유리천장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성별 임금 격차를 최하위인 10 분위부터 최고위인 90 분위까지 나눠 분석한 결과, 중분위보다는 양 극단인 저분위나 고분위로 갈수록 설명되지 않는 차별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교육 정도나 경력, 생산성 차이 등에서 발생하는 설명이 되는 임금격차는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분위로 갈수록 ‘설명되지 않는’ 성별 임금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고분위로 갈수록 설명되지 않는 성별 임금 차별는 점점 더 커져, 고임금 박사군에서도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확연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고용형태별 임금 격차 분석에서는 비정규직의 박사들의 불이익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비정규직에 따른 패널티가 설명되지 않는 격차를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부문만을 따로 떼어내 분석하면, 박사 노동시장 전체보다는 설명되지 않는 격차의 비중이 낮았다. 이는 정규직에 비해 불리하긴 하지만 인문사회계를 포함한 박사 전체에 비해 STEM을 전공한 비정규직 박사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그나마 양호함을 의미한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김명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미 잘 알려진 유리천장 효과 이외에도 저임금 박사군에서 성별 임금 차별이 확대되는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나타나는 등 국내 박사 노동시장에 그동안 주목받지 않은 특이점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국내 고급 인력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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