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베이비부머 속속 은퇴...이제 ‘한국형 인출전략’ 고려할 때

이의현 기자 2024-01-03 09:26:14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어느 새 1차에 이어 2차 베이비 붐 세대들까지 속속 은퇴기를 맞고 있다. 1650만 명에 달해 우리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 세대의 퇴직은 정부 재정에는 물론 고용 구조와 복지 정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파급을 몰고 오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 방식에서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 가운데 하나는 이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 같은 소득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보유 자산의 가치와 활용도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은퇴 혹은 퇴직 후 자산운용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이른바 ‘은퇴 파산’에 대비해, 지속적인 자산 성장 만큼이나 효율적인 인출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 이제 효과적인 ‘인출’을 고민해야 할 때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최근 ‘2024 한국형 인출전략을 꿈꾸다’라는 기고를 통해 “지금까지 이뤄진 많은 논의가 주로 자산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이제는 효율적인 ‘인출’ 전략을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어느 시점부터는 보유 자산에서 현금을 인출해 생활비로 조달해야 하는 만큼, 인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출 전략 가운데 가장 유명한 ‘4% 규칙’을 소개했다. 이는 미국의 재무설계사 윌리엄 벤겐이 주창한 방법론이다.

그는 퇴직 시점인 초년도에는 보유자산의 4%를, 그다음 해부터는 물가상승률(4%+물가상승률)에 맞춰 인출하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면 30년 동안은 자금 고갈 없이 보유자산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벤겐은 이 때 미국의 주식과 채권에 절반씩 투자한다는 전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센터장은 “매우 단순해 보이는 방법이지만, 이 4% 규칙의 핵심은 자금 고갈과 인플레이션이란 두 가지 변수를 고려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인출 전략에 대한 논의가 아직 걸음마 단계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으로 표현되는 인구구조의 극적인 변화로 인해 인출 전략이 자산운용에서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음에도 이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이제 ‘한국형 인출 전략’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인출에 따르는 리스크를 헷지하라 
이 센터장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도 더욱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투자와 관련된 리스크만 강조되어 왔지만, 이제는 ‘시퀀스 리스크’와 ‘장수 리스크’까지 포함된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퀀스(sequence) 리스크란 수익률의 순서로 인해 큰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그는 “특히 퇴직 이후 10년의 운용 성과가 향후 노후 생활비를 조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인출 전략과 장수리스크와 시퀀스 리스크를 모두 고려하는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인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겠다는 데서 벗어나 어떻게 쓸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대라는 것을 받아야 들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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