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외식창업 ABC ③ 창업 전 고려할 점들

이의현 기자 2024-02-07 08:03:28

늦은 외식 창업을 결심했다면 어떤 형태의 창업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가장 흔한 것이 ‘나홀로 창업’이다. 노하우 없이 자신의 손 맛이나 자신감 등을 배경으로 커피 전문점 등을 차리는 경우 등이 그렇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창업 노하우 없이 무조건 도전하기 보다는 자금이 조금 더 들더라도 가맹 창업이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창업 전 최소 6개월은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6개월 버틸 자금도 쟁여놓고 창업에 나설 것도 조언한다.

◇ 나홀로 창업? 인수 창업? 가맹창업?
일반적인 메뉴로 큰 대출 없이 가장 흔하게 선택되는 ‘나홀로 창업’ 아이템 중 하나가 커피 전문점이다. 자금이 모자라 프랜차이즈 창업을 못하고, 상권이 크게 형성되지 못한 곳에 자체 브랜드로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도 20평 정도 매장을 차리려면 1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권리금과 보증금 내고 인테리어 하면 어느 새 투자금이 모두 없어진다. 외식업은 ‘입지’와 ‘맛’이 성패를 좌우하는데 대부분 그런 기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점포 운영의 노하우가 없는 초보자들은 당장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창업하는 ‘인수 창업’의 경우 나홀로 창업에 비해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중장년의 늦은 창업일수록 메뉴 선정의 어려움, 점포 운영 노하우 부족 등을 우려해 이런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본사에서 처음부터 이것저것 도와주기 때문에 창업에 따르는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어 좋다.

다만, 아무래도 투자금이 부담이다. 주점이나 햄버거·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의 경우 초기 투자금 2억~3억 원 정도가 기본이다. 수익률은 10% 안팎이 평균이다. 개점 이후에는 아무래도 메뉴 조리능력이 관건이다.

‘가맹 창업’ 가운데는 편의점과 고속도로 휴게소가 대표적이다. 편의점의 경우 기대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다. 일반적으로 담배 판매액이 많을수록 매출과 수익이 오른다. 편의점의 문제는 계약 기간이 대체로 4~5년이라, 장사가 안된다고 마음대로 문을 닫을 수 없다는 점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보다 양호하다. 목이 좋고 장사를 잘하면 15% 안팎도 가능하다. 가장 문제는 점주가 주 6일 근무해야 할 정도로 점원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편의점에 비해 적은 투자금으로 창업이 가능하지만 입찰을 따내기가 쉽지는 않다.

◇ 늦은 창업이라도 ‘6개월 원칙’ 준수해야
늦은 창업에는 각별히 ‘6개월 원칙’이 요구된다. 우선, ‘~카더라’에 속지 말고 최소한 6개월은 발 품을 팔아 관련 업애의 현실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남의 말만 무턱대고 믿지 말고, 관련 유명 상권을 직접 돌아다니며 메뉴 선정부터 고유의 맛까지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 6개월치 여유자금을 가지고 창업하라는 말도 있다. 50%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적절히 활용하되, 나머지는 향후 6개월 정도 운영자금으로 쓸 만한 돈을 챙겨두라는 얘기다.

여기에 추가로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초보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리스크 관리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과감한 투자나 도전은 자제할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초기에는 리스크를 크게 가져가지 말고 소·확·행 스타일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 자신감과 노하우가 생기면 그 때 가서 투자를 확대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외식 창업 전문가들은 인건비 관리도 각별히 강조한다. 맛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식자재나 관리비 같은 고정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인건비가 가능한 덜 들어가는 업종이나 아이템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늦은 나이에 외식 창업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체력 싸움에서 밀려 도태되기 쉬운 만큼, 본인이 직접 맡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력의 효율적 관리가 점포 수지에 절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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