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450만 명 ‘역대 최다’… '취약차주' 거의 한계에 이르러

박성훈 기자 2024-02-12 10:09:08

금리 인하 시기는 아직도 요원한데 다중채무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른바 ‘한계 대출자’ 들이 속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450만 명은 직전 분기인 2023년 2분기의 448명에 비해 2만 명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들이 전체 가계대출자 1983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나마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568조 1000억 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에 4조 3000억 원이 감소한 것이 위안을 준다. 1인당 평균 대출액도 1억 2625만 원으로 지난 2분기의 1억 2785만 원과 비교해 160만 원이 줄었다. 

하지만 계량적 지표상으로는 이들 한계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거의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은  작년 3분기 말 현재 1.5%로 추산되어 2019년 3분기의 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58.4%에 달해 소득의 60% 가량을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써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중채무자의 26.2%인 118만 명의 DSR이 이미 70%를 넘었고, 14.2%(64만명)는 100%를 웃도는 상황이다. DSR이 70%를 넘은 차주는 279만 명을 웃돈다는 얘기다.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보다 많거나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의 다중대출자가 그 만큼 많다는 얘기다. 

더욱이 다중채무자들 가운데 소득과 신용도까지 낮은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위험 수위다.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 차주’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의 6.4%보다 0.1%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 그리고 취약 차주 가운데 35.5%(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이었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인 63조 40000억 원에 달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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