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코 건강 ABC ① 코의 기능과 잦은 비염의 원인

박성훈 기자 2024-03-12 07:47:04


밤 마다 코가 막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늘 코를 훌쩍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흘러내리는 사람. 시원하게 숨 한번 제대로 쉬는 게 소원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노년의 콧병은 두 가지 이상의 중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노년 건강에 치명적이다.

‘문명병’이라고 할 정도로 현대인들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열악한 환경 탓에 코 문제로 고생을 많이 한다. 이에 ‘비바 2080’이 최근 <코가 뚫리면 인생도 뚫린다>는 책을 쓴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병원장 등의 도움을 얻어 코 건강을 위한 특별 시리즈를 준비했다.  

◇ 코는 가습기이자 온도조절기, 공기청정기다
코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당연히 ‘숨쉬기’다. 이상덕 원장은 하지만 우리들이 잘 알면서도 간과하고 있는 코의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우선, 코는 가습기다. 외부의 건조한 공기가 그대로 폐로 들어가면 숨 쉬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공기가 콧속을 지나면서 순식간에 적당한 습도로 촉촉해 진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1000cc 정도의 점액이 나와 코로 들어온 공기의 습도를 조절해 준다.

코는 또 온도조절기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바꿔주기도 하고, 반대로 더운 공기를 식혀주기도 한다. 코를 지나면서 체온과 비슷한 정도로 온도가 일정한 수준으로 맞춰지는 것이다. 코는 공기청정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들이마시는 공기 중 먼지(미세먼지 포함)와 황사, 매연, 감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코가 걸러준다.

◇ 콧병은 혼자 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달고 사는 콧병은 그 악순환의 시작이 재채기와 콧물, 코 막힘이다. 문제는 콧병을 오랫동안 앓아온 환자들은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콧병을 달고 산다는 사실이다. 가장 흔한 것은 만성 비염이나 만성 축농증에 비중격만곡증이 동반되는 경우다. 

이 원장은 “콧병이 혼자 오지 않는 이유는 콧속의 여러 구조물들이 점막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감기와 비염, 축농증과 비중격만곡증, 코 물혹 등이 번갈아 영향을 미치며 동반되는 이유다. 따라서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콧병이 또 다른 콧병을 낳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 밖에 없다.

◇ ‘비염’부터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가장 흔한 콧병이 비염, 그 가운데서도 ‘알레르기 비염’이다. 감기 역시 비염의 일종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비강에 염증이 생겼다는 의미에서 의사들은 감기를 ‘감염성 비염’이라고 부른다. 비염은 콧속의 ‘비강’이라는 공간에 염증이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술이나 담배,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가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인들이 가장 걱정해야 하는 비염은 역시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너무 많다. 집 먼지 진드기부터 꽃가루, 반려동물의 털이나 분비물, 바퀴벌레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원인이 다 다르다. 성인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혈관운동성 비염’은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나 먼지, 강한 향, 술 등의 자극에 의해 발병한다. 코 막힘과 콧물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치료 방법이 다르므로 먼저 알레르기 검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보고 별도의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비후성 비염’은 비강의 하비갑개가 만성적으로 부어 두꺼워진 비염을 말한다. 숨 쉴 때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당연히 코 막힘이 잦은 것이 특징이다. 낮에 슬그머니 졸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며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성 비염’은 약물 부작용에 따른 비염이다. 코 막힘이 심할 때 복용하는 비충혈제거제를 오남용하거나 고혈압 약, 피임약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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