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식당 창업 ABC ① 명확한 컨셉트부터

이의현 기자 2024-04-11 08:59:48

제2의 삶을 위해 경험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몇 년 못 가 짐을 싸는 분들이 허다하다. 환경적 변수가 많은 요식업에서 특히 그렇다. 충분한 준비 없이 서두르다 장사의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장사를 시작한 사장님들도 오르지 않는 매출과 줄어드는 이익에 골머리를 앓는다.

이에 이 부분의 베테랑 컨설턴트인 이미나 배민아카데미 강사가 최근 내놓은 <100배 식당 장사의 비밀>을 기초로 돈 되는 식당 장사의 팁을 찾아본다. 그는 “식당 장사의 핵심은 매출이 아니라 수익”이라며 철저한 준비와 함께 예측가능한 원가분석을 강조한다. 


◇ 타깃 고객과 브랜드 정체성이 최우선
‘골든 서클’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이먼 시넥이라는 유명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경쟁에서 이기는 방안으로 제시했는데, 식음료 식당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네 개의 원으로 구성된 서클의 중앙은 ‘브랜드 정체성’이 자리한다. 이어 바깥 방향으로 메뉴-인테리어-마케팅을 둔다. 시작을 안쪽부터 바깥 쪽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식당을 창업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이 소비자와 고객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설정하고 브랜드 정체성부터 결정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맞고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완성하고 마케팅을 하라는 얘기다. 

메뉴를 보다 특별하게 보이는 방법의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다. 재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식재료의 원산지나 생산자 또는 효능에 대한 특이사항을 활용하거나, 조리 단계에서 조리법과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전문성을 내세우거나, 음식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로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식사 단계에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방법이다.

메뉴의 이름은 너무 짧지 않으면서 구체적이고, 정적인 느낌보다 톡톡 튀는 이름이 좋다. 주 메뉴 이름 앞에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맛을 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등갈비 묵은지 김치찜’ 이런 식이다. ‘수비드 닭가슴살’처럼 조리 방법에서 네이밍을 가져오거나 ‘싱가폴 쉬림프’ 처럼 지역 이름을 붙이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음식 모양을 상상할 수 있게 ‘산더미불고기’ 같은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 ‘오독오독 오돌뼈볶음’, ‘여름 치맥’, ‘고수를 올린 소고기 쌀국수’ 처럼 특정한 소리나 계절, 곁들임 음식을 병기하는 것도 소비자들을 혹하게 하는 좋은 네이밍 방법이다. 

◇ 고객에게 식당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릴 것인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단연 ‘고객’이다. 핵심 타깃층이 있는 목표 시장을 명확하게 하고, 그 시장이 있는 곳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은 TPO, 즉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는 식당을 찾게 되는데, 자신이 차릴 식당의 고객이 어떤 TPO에 따라 주로 방문하는지 미리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최고’가 되기 어려우니 ‘최초’ 또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포지셔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은주정’의 ‘쌈 싸먹는 김치찌개’나 백종원 대표의 ‘새마을식당’에서 인기를 얻었던 ‘7분 김치찌개’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다. 기억에 남는 강력한 한 방으로 알리는 방법도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의 ‘토마호크’라는 고품질 스테이크는 엄청난 크기의 비주얼 덕분에 고객이 깊이 기억한다.

◇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기본은 ‘맛’
고객의 입맛을 맞추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고객들에게 익숙해진 맛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게 일관성 있는 맛을 유지하려면 표준 레시피와 정확한 계량이 최우선이다. 

요리의 온도를 잘 유지하는 것도 음식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 올려주는 핵심이다. 차가운 음식과 더운 음식 나름의 차이를 명확히 경험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음식 냄새도 중요하다. 조리 마지막에 요리에 불향을 입혀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뉴와 어울리는 음식이나 음료를 제공하는 것도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는 좋은 방법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