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중재원, 최근 2년 99건 의료 분쟁 조정 사례 묶어 사례집 발간

박성훈 기자 2024-05-16 09:17:39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최근 2년 동안 발생한 의료분쟁 조정사례 가운데 99건을 선별해 16일 ‘의료분쟁 조정사례집’을 발간했다. 의료 분쟁이 끝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정사례집 가운데 일상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 이슈들을 소개한다. 

사례집에 따르면 A씨는 위 용종 제거 시술 후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A씨 가족들은 병원 측이 의료 행위 주의 의무 등을 다하지 않았다며 1억 6811만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사건 조사를 맡은 감정부는 과다출혈과 A씨의 사망이 내시경 절제 시술과 인과관계는 있지만, 시술 과정과 출혈 후 처치가 적절했고 무엇보다 병원 측이 의료행위 주의 의무나 설명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중재에 나서, 병원이 A씨의 진료비 전액을 면제하고 유가족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는 대신 A씨 측은 향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B씨는 간암 진단이 늦어져 조기 치료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한 경우였다. 감정부는 이에 대해 2021년에 CT나 MRI 등 정밀검사기 이뤄져 적기에 간암을 진단했다면 절제술 등으로 치료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C씨가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았음에도 안 좋은 결과로 고인과 보호자가 받았을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해 병원 측에 2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냈다.

C씨는 성형외과에서 세 차례 코 성형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결과에 불만을 갖고 병원 측에 8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했다. 감정부는 1·2차 수술 당시 환자가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미성년자였고, 1차 수술 동의서에 담당 의사의 이름이 기재돼 있지만 설명 주체는 불분명하다고 봤다. 

특히 2차 수술에 앞서, 수술 후 외모 변화 정도와 시술 방법 등에 대해 병원 측이 상세히 설명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병원은 C씨에게 400만 원을 지급하고, C씨는 향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의료중재원은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와 의료진의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의료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에 설립됐다. 2022년에 2051건, 지난해 2147건의 사건이 접수됐으며, 조정·중재 성공률은 각각 72.9%, 69.1%라고 의료중재원 측은 설명했다. 사례집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웹 사이트에서 내려 받아 볼 수 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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