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라는 자리는 폼 나는 자리다. 하지만 특별한 재능이나 환경을 가진 사람들만 누리는 전유물은 아니다.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또 누구나 사장이 되어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창업가형인지, 직장인형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한인 기업 최초의 글로벌 외식기업 SNOWFOX 그룹의 창업자이자 <사장학 개론>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김승호 회장이 ‘사장될 상(像)’이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그는 다음 12개 사항 가우데 많은 부분이 해당된다면 창업을 해서 직접 사장으로 평생 살아야 할 운명이라고 말한다.
첫째,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편하다. 남에게 지시받는 일을 하는 것이 불편하다. 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내 방식대로 해야 마음이 편하다.
둘째, 위험을 감수하고 그럴 자신이 있다. 내 결정에 책임지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인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셋째, 근무시간을 스스로 정하고 싶다. 일할 만큼 일하고, 쉴 만큼 쉬고, 언제든 자신이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하고 싶다면 그 시간에 그렇게 한다.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마음대로 일하고 싶다.
넷째, 내 직업에 관한 스스로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 남이 좋아하는 직업, 돈 버는 직업, 돋보이는 일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가치를 느끼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고 싶다.
다섯째, 가족을 부양하고 집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사업한다. 급여 생활자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며, 내 노력을 무한대로 발휘해 막대한 부를 쌓은 부자로 살고 싶다.
여섯째, 내 열정과 아이디어가 언젠가 보상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노력할 자신이 있다. 기다리는 것을 잘 한다.
일곱째, 내 회사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하고 싶다. 사업은 내 이상을 실현하는 하나의 도구다. 사업적 성공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열정이 있다. 이를 통해 내 존재감을 느껴보고 싶다.
여덟째, 남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다.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빚을 지거나 호의를 받으면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 스스로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고 싶다.
아홉째, 지루한 것을 절대 못 참는다. 반복된 일을 하는 것을 너무 어려워하고 그런 일에게 의미를 찾지 못한다. 사업체를 운영하면 같은 날을 두번 경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열 번째, 사회의 뛰어난 사람들과 사귀고 싶다.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이런 사회적 리더들과 친분과 우정을 나눌 위치를 확보해 준다.
열한 번째, 함께 일할 사람을 내가 선택하고 싶다. 내 마음에 들고 내게 힘이 되고, 나의 성장을 바라는 사람들로 주변을 가득 채우고 싶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 마음대로 내보낼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열 두번째, 내 도전을 내가 결정하고 싶다. 그래서 어떤 고통도 재미있고 견딜 만 하다. 장애물이 나오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지 궁금해 하고 위축되지 않는다.
김 회장은 12개 문항 가운데 얼마 이상이어야 창업자형인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절반 이상만 되어도 직장인 보다는 창업가 역할이 더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 문항에 대해 스스로 가장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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