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보다 ‘블랙 아이스’가 더 위험… 겨울철 운전은 속도 조절과 안전거리 확보 ‘필수’
자동차시민연합, 눈길·빙판길 사고 원인 분석 및 대처 법 제시
박성훈 기자2024-11-28 14:31:13
올 겨울 첫 눈이 기록적인 폭설을 만들어내면서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다. 겨울철 눈길 도로에서는 안전 운전이 필수다. 자동차시민연합이 눈길·빙판길 사고 원인 분석 및 대처법을 제시해 소개한다.
◇ 사고 위험 낮추려면 ‘속도 조절’과 ‘안전거리 확보’
눈길과 빙판길에서는 차량 속도가 사고의 심각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차량의 제동거리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시속 30km로 달리는 차량의 제동거리는 약 9m이지만 시속 60km로 주행하면 36m로 4배나 길어진다. 눈길에서는 이 거리가 더욱 늘어나며 충돌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 속도를 조금만 줄이면 사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독일 도로안전협회(ADAC)는 눈길 사고를 줄이기 위해 ‘HALT 법칙’을 제안했다. 속도를 줄이고(High speed reduction), 안전거리를 확보하며(Avoid tailgating),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고(Look at tires), 미끄러운 도로에 대비한 운전 기술을 익히는(Train for slippery roads) 전략이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도로가 잦은 바이에른주에서 이 법칙은 사고 발생률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
눈이 많은 핀란드도 ‘50/50 캠페인’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이 캠페인은 눈길에서 속도를 50% 줄이고 안전거리를 두 배로 늘릴 것을 권장하는 정책이다. 그 결과, 주요 도시의 교통사고율이 30% 이상 감소하며 정책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한다.
◇ 블랙 아이스, 새벽·심야에 치명적 위험
도로 표면이 얇은 얼음층으로 덮이는 현상을 ‘블랙 아이스’라고 한다. 운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겨울철 도로 위험 가운데 하나다. 시각적으로 거의 확인하기 어려워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곤 한다.
블랙 아이스가 나타나면 도로의 스펀지처럼 차량을 미끄러지게 만든다. 주로 밤 사이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간대에 터널 입구나 다리 위, 강변도로 등에서 많이 발생하니 주의가 요구된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요즘 같은 도로 여건에서는 평소보다 2~3배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서행할 것을 권고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충분히 대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제동도 유의해야 한다. 차량이 미끄러지는 주요 원인이다. 브레이크를 나눠 밟는 ‘더블 브레이크’ 기술이나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
커브 구간에 진입하기 전에는 반드시 속도를 줄여야 한다. 급 제동을 하거나 핸들을 급격히 돌리면 차량이 회전하거나 전복될 위험이 크다. 겨울용 타이어 준비는 필수다. 저온에서도 높은 접지력을 제공한다. 체인은 급경사나 빙판 구간에서 필수적이다. 다만 도로가 녹은 경우 체인을 바로 제거해 차량 손상을 방지해야 한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속도는 사고와 비례한다’는 원칙은 눈길에서는 첨단 장치 부착 신차도 동일하므로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는 확보하는 운전이 가장 확실한 사고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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