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귀농해 가족들과 행복한 나날 속에 틈틈이 나눔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며 살던 사람이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올해 67세인 강석진 씨는 지난 11월 2일에 수해를 입은 곳에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포크레인 작업 중 토사가 유실되면서 포크레인이 전복되는 바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을지대학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밝고 호탕ㄹ한 성격에 늘 남 돕는 데 열심 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깨어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자 가족들은 청천벽력 같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병원 측 설명을 듣고는 이내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늘 주변 사람들 돕는 일에 기뻐했던 가장의 평소 삶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장기 기증이 아버지의 마지막 희생과 봉사의 계획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가족들의 어려운 결심 덕분에 3명의 삶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다.
고인은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평소 밟은 성격에 매우 활동적인데다 추진력도 남달라 주위에 늘 사람들이 모였다. 운동을 특히 좋아해 40대 때부터 마라톤을 즐겨 했다. 10km부터 시작해 42.195km 풀 코스를 뛰었고 308km에 이르는 횡단 마라톤까지 참여할 정도로 건강한 사람이었다.
건축일을 본업으로 하다가 10년 전 충남 공주로 귀농했다. 건축 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3년 전에는 직접 집을 지어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모범적인 귀농생활을 인정받아 지난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에는 의장상까지 받기로 한 상태였다. 특히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건축 일은 도맡아 처리해 드려 칭송이 자자했다고 한다.
고인의 딸은 “아빠가 갑자기 떠난 게 너무 속상하지만, 아빠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다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멋있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를 보내면서 “다들 잘 지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일 조금만 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다음에 우리 꼭 다시 만나요. 아빠 사랑해요”며 뜨거운 눈물을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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