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단톡방 통한 서울 집값 담합행위 첫 적발… ‘SNS 담합’에 철퇴 예고

박성훈 기자 2024-07-18 08:50:45

앞으로 ‘단톡방’ 등을 만들어 집값 담합을 유도하는 행위에 대해 철퇴가 내려질 전망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최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집주인들이 자신들의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집값 담합을 시도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주도한 단톡방 ‘방장’ A씨를 입건해 수사한 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 아파트 매매가 높이려 공인중개사에 “특정가 이하 광고 말라” 강요
A씨는 아파트 소유자들로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에 올라온 단지 내 매물들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면서 매매 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특히 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사들에게 “특정가격 이하로는 매물을 광고하지 말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 중개사가 올린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허위 매물’이라고 신고하는 방법으로 방해해 표시·광고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보다 낮게 매매가격을 내는 공인중개사들에게는 공인중개사 실명과 사진까지 올리며 “이런 부동산은 응징해야 한다”며 단체 여론을 조성하고 집단 성토하기도 했다.

급한 사정으로 급매물이 나왔을 때도, 매도인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매도자와 이를 광고한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나 문자로 항의해 매매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 역시 부동산 정보 플랫폼의 신고센터에 ‘허위 매물’로 신고해 공인중개 영업활동을 방해했다.

◇ 서울시 “온라인채널 통한 가격담합에 고강도 수사”
서울에서 단톡방을 통한 집값 담합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종인중개사법 등에 따르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공인중개사의 정당한 표시·광고를 방해하는 경우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도 이번 사건이 아파트 단지 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질서를 해치는 사례임을 분명히 적시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민생사법경찰국과 함께 최근 호가가 많이 오른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 유사 행위가 있는지를 집증 단속할 방침이다. 또 고가로 매물을 내놓아 거래 신고한 다음에 이를 취소하는 수법 등으로 정상적인 가격을 왜곡하는 행위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가격 담합에 피해 당하지 않으려면
최근 부동산 경기가 꿈틀하면서, 그 동안 떨어졌던 자신의 아파트 단지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가격 담합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시장 가격 왜곡은 물론 그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될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가격 담합 행위를 발견하거나 피해를 본 경우 즉각 신고해 더 큰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담합 범죄를 증거와 함께 신고나 제보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2억 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가격 담합을 신고 또는 제보하려면 스마트폰 앱 ‘서울 스마트 불편신고’를 이용하거나 서울시 응답소 홈페이지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 혹은  다산콜 120번을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사후 조치보다 철저한 예방과 점검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차피 ‘인 서울’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자신들의 단지만 가격 왜곡까지 감수하며 범법을 저지르는 행위는 엄벌에 처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민생사법경찰단을 민생사법경찰국으로 강화 개편한 것도 그 일환이다.

검찰 역시 장상적인 시장 가격을 왜곡시켜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게 만들고, 이로 인해 주택 실수요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제재에 만전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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