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위험수위’ 40대 영끌...노후 안정 위해 '내 몸에 맞는' 자산운용 필요

박성훈 기자 2024-09-19 07:48:36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면서 한 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 앉는 듯 했던 ‘영끌’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연간 소득 대비 3배가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가운데,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자금 수요가 많은 40대는 3.5배를 넘어서는 등 사실상 ‘한계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들 대부분이 주택 구입을 위해 ‘영끌’에 나선 결과로 파악되면서 앞으로 40대 이후의 노후 안정적 자금운용에도 빨간 불이 다시 켜지는 모양새다.
 
◇ 가계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 하락세 ‘멈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아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평균 233.9%로 집계됐다. 전체 LTI는 지난 2022년 2분기에 238.0%를 단기 고점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233.9%까지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올해 1분기 들어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하락세를 멈췄다.

문제는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의 LTI가 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는 점이다. 30대 이하 LTI는 지난해 4분기 238.7%에서 올해 1분기 중 239.0%로 높아졌고, 40대는 253.5%에서 253.7%, 60대 이상은 239.1%에서 240.8%로 각각 상승했다. 50대만 208.1%에서 205.6%로 하락했다.  이 가운데 40대는 유일하게 LTI가 250%를 넘어서 연령대 별로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값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경제와 소비의 중추인 40대의 수치가 가장 높은 것은 그 만큼 이들 연령대가 ‘영끌’을 하느라 빚의 늪에 빠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2단계 스트레스 DSR에도 주담대 감소 ‘미약’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8월에 역대 최고 수준을 찍고 9월 들어 각종 규제 덕분에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감소 폭이 15%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나 은행권의 1주택자 주담대 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시장의 기대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 8월 주택구입 목적으로 이뤄진 신규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12조 4370억 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9일까지 신규 취급액이 3조 645억 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신규 취급액이 8월의 4012억 원에 비해선 다소 줄어 9월 들어선 3405억 원 규모로 15% 가량 줄었으나 7월(3861억 원)이나 6월(3617억 원)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 주담대가 집중되는 과거의 전철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이달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70%인 2조 1322억 원이 수도권 소재 주택과 관련된 대출이었다. 이 비중 역시 2021년 8월의 72%(전체 6조 9837억 원 중 수도권 5조 136억 원) 이후 최고치다.

◇ 가계대출 불씨 여전… 부동산 가격상승 않으면 노후 불안 가중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10월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은행의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대부분 부동산 잔금 대출이기 때문에 7~8월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계속 늘었다면 은행의 주택 구입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실적이 9월이나 10월, 11월까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다시 집중되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우려를 낳는다. 무리하게 ‘영끌’을 해서 아파트를 장만한다고 해도, 이후 살인적인 이자와 원금 상환이 문제이고 부동산 가격마저 원하는 만큼 오르지 않으면 노후의 안정적인 자금운용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청약에서 당첨만 되면 로또 복권 마냥 큰 수익을 안겨다 줄 수 있겠지만 그런 아파트를 취득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예상보다 대출 길도 막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기대하려면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재무 상황을 초과하는 수준의 부동산 구매는 피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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