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비급여 진료비’ 병원 간 격차 너무 커… 환자 부담 줄일 특단 조치 시급

박성훈 기자 2024-10-11 13:50:03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의 의료기관 간 격차가 최대 30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칫 환자들에게 바용이 전가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 따라서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비 차 극심… 환자 부담 가중 우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아 발표한 ‘2023년 하반기 비급여 보고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078곳에서 작년 9월 한 달간 실시한 비급여 진료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의료기관 별로 차이가 최대 3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급여 진료비는 병원이 자체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다를 수는 있으나, 사실상 병원 이용자들에게 비용이 과도하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급여 항목별로는 상위 30개 항목 중 도수치료 진료비가 494억 3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수치료는 전체 의료기관의 51.9%(2118곳)에서 실시했는데, 전체 의료기관의 진료비 최댓값은 150만 원으로 중앙값(9만 원)의 16.7배에 달했다. 의료기관 별로 17배나 차이가 났다는 얘기다.

근골격계질환 체외충격파치료도 1401개 의료기관에서 실시했으며, 진료비는 139억 6500만 원에 달했다. 진료비 최댓값은 50만 원으로 중앙값(7만 원)의 7.1배 수준이었다. 3위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로, 의료기관 525곳에서 실시됐으며 진료비는 117억 600만 원에 진료비 최댓값은 850만 원으로 중앙값(110만 원)의 7.7배에 달했다. 

◇ 한방물리요법 진료비는 무려 300배 차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충치 치료 때 필요한 ‘광중합형복합레진충전’의 진료비 최댓값이 70만 원으로 중앙값(16만 원)의 4.4배에 달했다. 종합병원에서는 전산화인지재활치료의 진료비 최댓값이 80만원으로 중앙값(4만3천원)의 18.6배였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척추관절신경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FIMS 치료비가 최대 450만 원으로 중앙값(12만 원)의 37.5배였다. 요양병원에서는 한방물리요법의 진료비 최댓값이 30만 원으로 중앙값(1000원)의 무려 300배에 달했다. 증식치료-사지관절부위 진료비도 최댓값 20만원으로 중앙값(5400원)의 37배에 달했다.

한방병원의 진료비 격차가 확연해 한방물리요법 진료비 최댓값은 90만 원으로 중앙값(9010원)의 99.9배에 달했다. 약침술-경혈의 진료비 최댓값도 90만 원으로 중앙값(1만 4000원)의 64.3배로 조사됐다.

◇ 자의적 진료비 책정 꼼꼼히 점검해 선의의 피해자 없도록 해야
자료를 공개한 김윤 의원은 “같은 진료임에도 비급여 진료 격차가 큰 것은 정부가 사실상 비급여 진료를 제도권 밖에 방치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재정 당국이나 보건당국이 민간 의료기관의 가격 정책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의료기관들이 자의적으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급여 진료비 차이가 크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가격이 더 비싼 쪽으로 시장 가격이 수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비급여 진료비 상승이 불가피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점점 더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원주에서 가정의학과를 운영 중인 박 모 의사는 “병원 입장에서는 비급여 진료에서 사실상 병원 수익 규모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 항목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체제를 구축하지 않는 한, 시장이 자체적으로 조정기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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