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등 공사비 상승 등을 이유로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가 10% 오를 때 대형 아파트는 두 배인 20% 씩 오르고 있다. 정작 최근 1순위 청약자 상황을 보면 90%가 중소형 아파트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은 멈출 줄 모른다. 거품이라고 보기엔 가격 상승 기조가 예사롭지 않다. 왜 그럴까.
◇ 최근 1년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역대 최고치 경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최근 1년의 서울 민간아파트 1㎡당 평균 분양가는 1338만 3000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한달 전에 1304만 3000원에서 2.6% 속증한데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오른 수치다. 평(3.3㎡)으로 계산하면 4424만으로, 이제까지 역대 최고치인 지난 7월의 4401만 7000원을 훌쩍 넘어서는 액수다.
전국적으로는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당 569만 2000원(평당 1881만 7000원)으로 전월의 568만 2000원, 1878만 3000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 4월(568만 3000원, 1878만 7000원) 보다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지방의 ㎡당 분양가는 451만 1000원으로 전월(445만 9000원) 대비 1.15%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평수 위주로 아파트 분양가 차별화 현상은 더욱 확연해지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10% 오를 때 대형 아파트는 그 두 배인 20%나 오르고 있다. 대형 아파트 위주의 가격 상승기조가 더욱 공공해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064만 원으로 작년의 1800만 원에 비해 15% 가까이나 올랐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은 3.3㎡당 평균 2599만 원으로 작년보다 11.5%(268만 원), 60∼85㎡ 중소형은 1924만 원으로 10.9%(189만 원) 오른 데 반해 85㎡ 초과 대형 아파트는 2188만 원으로 30.5%(512만 원)나 크게 올랐다.
◇ 수요는 중소형이지만 가격 상승 단위가 다르니… 문제는 청약 경쟁률이나 1순위 청약자 선호도는 중소형이 대형 아파트를 훌쩍 앞선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전용 60㎡ 이하 소형의 경쟁률이 33.10대 1로 가장 높았다. 전용 60∼85㎡도 11.54대 1을 기록했다. 반면 85㎡ 이상 대형 아파트는 8.14대 1로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았다.
올해 1순위 청약자들도 10명 중 9명이 중소형 아파트를 선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자는 106만 7370명으로 전체 청약자 120만 8439명의 88.3%에 달했다. 청약자 10명 중 9명은 중소형을 선택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높은 환금성 덕분에 매매시장에서도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꾸준하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 아파트 외에 올해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중소형 아파트는 총 14만 7738가구로, 작년 분양 물량(16만 7228가구)보다 12% 가량 줄었다. 특히 내년에는 전국에 입주 예정인 중소형 아파트 물량이 총 20만43가구(임대 제외)로 올해(28만 9049가구)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여 중소형 아파트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런 상황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평형의 분양 물량은 15.2%나 증가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소규모 가구 형태가 점증하는 상황에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지고 있는데도 가격은 대형 아파트가 훨씬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남권 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아무리 중소형 아파트의 실수요가 증가한다고 해도 가격 상승의 절대 규모가 워낙 차이가 나다 보니 대형 평형의 아파트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면서 “이런 기조는 부동산 시장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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