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금융권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이 9월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지난 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 6000억 원이 늘었다. 이는 9월의 증가 폭 5조 3000억 원에 비해 1조 3000억 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2금융권으로의 쏠림이 확연해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 2금융권 중심으로 주담대·신용대출 모두 확연한 증가세 10월 주택담보대출은 5조 500억 원 증가해 전월의 증가 폭(6조 8000억 원)보다 둔화되었다. 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총 1조 1000억 원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히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 우려를 낳는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 7000억 원 늘어 3000억 원이 줄었던 전달에 비해 증가세가 더욱 확연했다. 은행권에 대해 가계대출을 조이니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조 9000억 원이나 늘어 전월 증가 폭 7000억 원을 크게 앞섰다.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중도금·잔금대출 증 집단대출 위주의 대출 수요 이동이 두드러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2금융권 가운데 특히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금융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 달 사이에 9000억 원이 증가했다. 최근 요주의 대상인 새마을금고가 1조 원 늘어나 금융당국의 억지 노력을 무색케 했다. 농협과 수협이 각각 200억 원, 500억 원 늘었다.
여신전문금융사도 9000억 원 늘었고 보험과 저축은행도 각각 5000억 원, 4000억 원 씩 늘었다. 여신업권에서는 카드론, 보험업권은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했다. 서민·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라 그만큼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어 더더욱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 금융당국, 2금융권 가계대출 억제 특단 대책 나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임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은행권에서만 제출받아온 연간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2금융권 회사들로부터 받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새마을금고와 농협 등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한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실태 점검에도 나설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에 5대 은행과 지방은행, 상호금융권, 생·손보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전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10월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하면서 이 같은 향후 대책 방안을 협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난 2021년 11월의 3조 원 증가 이후 2년 11개월 만에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된 것에 경계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
금융감독원은 새마을금고와 농협 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금융 회사를 대상으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은행권 가계대출은 상당 부분 안정화 추세가 확인되고 있는 반면에 보험계약대출이나 카드론 등 서민·취약계층의 급전 수요와 관련된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올해 남은 기간뿐만 아니라 당분간은 자율적인 관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크다”면서 “연초에 수립했던 경영 목표를 초과해 가계대출을 취급한 은행들은 반드시 목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처장은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세는 엄격히 관리하되 서민·취약계층 실수요자에 대한 지원은 소홀히 하지 말아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각별한 관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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