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수렁에 빠진 자영업… 눈덩이 빚에 소비는 반등 기미 없어 ‘진퇴양난’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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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4년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해 주목된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삶의 만족도는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우리 전체의 삶의 질이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모양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7.3명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울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 삶의 만족도 10점 만점에 6.4점… 소득 적고 나이 많을수록 만족도 ‘최악’
통계청이 24일 공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낮아졌다. 삶의 만족도는 2013년 5.7점을 시작으로 2018년 6.1까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나 2019년 6.0으로 하락한 뒤 코로나19 때 보합·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번에 4년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았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2022년 64.5%에서 2023년에는 63.5%로 떨어졌다. 대인 신뢰도 역시 2022년 54.6%에서 2023년 52.7%로 크게 떨어졌고, 기관 신뢰도도 52.8%에서 51.1%로 낙폭이 컸다. 여가 시간도 2022년 4.2시간에서 2023년에는 4.1시간으로 줄어 이른바 ‘워라벨’을 즐길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나이가 많을 수록 삶의 만족도는 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낸다. 내수 부진에 최근에는 글로벌 무역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 상황에 비추어볼 때, 특단의 조치를 통해 향후 경기를 빨리 회복시키지 못할 경우엔 우리도 일본처럼 상당 기간 잃어버린 몇 십 년을 따라갈 수도 있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5.7점으로 평균 6.4점보다 크게 낮았다. 100만∼200만 원 미만인 가구와 200만∼300만 원 미만 가구도 6.1점, 6.2점이었다. 반면에 소득 600만 원 이상 가구의 만족도는 6.6점으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9∼29세와 30∼39세는 모두 6.5로 그나마 평균치를 웃돌았으나, 고령층인 50∼59세(6.4)와 60세 이상(6.2)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도 세계 주요 선진국에 비해선 크게 낮았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 결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에 6.06점으로 OECD 평균(6.69점)보다 0.63점 낮았다. 38개국 회원국 중 만족도 순위가 3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튀르키예, 콜롬비아, 그리스, 헝가리, 포르투갈 등 5개국 만이 우리나라보다 만족도가 낮았다.
◇ 자살률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 다른 나라들은 떨어지는데 유독 우리만…
자살률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022년 25.2명에서 2023년에는 27.3명으로 올라갔다. 자살률은 2011년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2017년 24.3명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결국 2023년에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2014년의 27.3명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남성의 자살률이 38.3명으로 여성의 16.5명에 비해 크게 높았다.
한국의 자살률은 세계 나라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OECD의 국제 비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21년 10만 명당 24.3명으로 선진국 모임인 OECD의 모든 회원국 가운데 최고였다. 한국 뒤에 있는 나라는 리투아니아(18.5명), 슬로베니아(15.7명) 뿐이었다. ‘우울한 대한민국의 또 다른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2000년 이후 OECD 국가들의 자살률은 대부분 하락 추세인데, 유독 우리나라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기준으로 우리보다 자살률이 높았던 라트비아와 헝가리,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은 지속적으로 자살률이 하락해 현재 15명 밑으로 떨어진 반면 우리는 여전히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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