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니어타운(실버 타운)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시설 정보나 프로그램, 타운 별 비교 등 관련 정보들도 넘쳐난다. 하지만 실버타운을 선택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들을 간과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의 도움을 얻어 ‘시니어(실버) 타운 고를 때, 놓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되는 5가지’를 소개했다.
◇ 본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내게 맞는 곳이 다를 수 있다 법적으로 만 60세 이상이면 시니어타운 입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주요 시니어타운 입주자의 평균 연령은 70대 후반~80대 중반이다. 입주 시 연령을 85세로 제한하는 시설도 생겨날 정도로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이지희 사무국장은 “보통은 배우자 한 쪽이 사망하거나 건강이 악화되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 입주를 고려하는 경향이 많다”고 전했다.
이 국장은 입주할 어르신이 본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맞는 시설을 찾으려면, 다양한 시설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견학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인이 살던 집을 처분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다시 아파트 등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시설 분위기와 입주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먼저 파악할 것을 권했다. 비교적 젊고 액티브한 어르신들이 많은 시설이 있는 가 하면, 평균 연령이 높고 월 생활비가 비싼 대신 제공되는 서비스가 많은 시설이 있어 잘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라면 골프시설, 헬스장 같은 부대시설보다는 의료시스템, 균형 잡힌 식사 등이 갖춰진 곳이 좋다는 것이다.
◇ 입주할 당사자가 직접 보고 결정해야 노인이 되면 자녀가 보호자가 된다. 때문에 시니어타운을 선택할 때도 보호자인 자녀와 동행하거나, 보호자(자녀)만 시설에 와서 견학을 하고 상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시설을 선택할 때는 보호자가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실제 입주할 당사자인 어르신이 직접 방문해 둘러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노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외로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많은데다 비용을 보호자인 자녀가 지불할 것이기 때문에 어르신의 의사가 무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국장은 “자녀들이 본인의 부모님이 생활할 시설을 견학하고 마음에 들어 계약금을 지불했고, 입주할 날이 되어 어르신을 모시고 왔는데 정작 어르신이 입주를 거부해 방에 발 한 발자국 들여보지 못하고 위약금만 물고 돌아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 월 생활비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증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시니어타운은 대부분 보증금+월 생활비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증금은 처음 계약 때 목돈이 들어가지만, 퇴소 때 그 금액 그대로 돌려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월 생활비는 시설에 사는 내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동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약 3%~5% 정도 매년 오를 수 있다.
이 국장은 실제로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입주했다가 생활비가 인상되는 바람에 좀 더 저렴한 시설로 옮겨야 하는 지를 고민하는 어르신도 있었다고 전한다. 입주자들이 고령이 될수록 보호자인 자녀들도 고령이 되어 그만큼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에 월 생활비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주 가능한 시니어타운을 골라야 한다.
◇ 의무식 비용 늘더라도 ‘건강’이 먼저! 시니어타운에는 식사를 하지 않아도 정해진 의무 식수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의무식’이라는 제도가 있다. 일부에선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 국장은 “운영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식당 운영 측면에서, 어르신들에게는 건강관리와 안위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모두에게 필요한 제도”라고 말한다.
시설에서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식당에 모여서 하기 때문에 ‘고립’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서로의 건강을 걱정해 주고 대화와 소통을 가능케 해 주는 시간이라는 의미가 크다. 중간에 비용이 추가되는 경우 드물지만 비용 걱정에 식사를 않는 어르신도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식사는 ‘심신 건강’에 직결되는 부분이므로, 돈 조금 아끼려다 건강을 잃게 해선 안될 것이라고 이 국장은 조언한다.
◇ 가족이 쉽게 찾도록 ‘접근성’ 최대한 고려를 시니어타운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찾아오기 쉬운, 교통이 편리한 것이어야 한다.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접근성이 떨어지면, 부모님이나 지인을 만나러 오는 횟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이 좋은 곳이라도 어르신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령으로 운전면허를 반납하거나 갖고 있던 차를 처분하고 입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설에 따라서는 인근 역이나 버스 정류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때문에 입주 전 셔틀버스의 운행 여부나 역이나 시내와의 접근성이 어떤지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국장은 “시니어타운은 ‘생활공간’”이라며 “자유롭게 외출도 하고 외식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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