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을 좌우할 ‘근(筋) 테크’…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이의현 기자 2024-03-05 08:11:35

나이 50을 넘기면서 많은 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근력 감소를 느끼게 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나, 계단이나 산을 오를 때 힘겨움을 느끼는 것이 근력 저하 때문이다. 근육량이 부족해지면 당장 근력과 근육량이 모두 축소되는 근감소증과 함께 신체 자세에 이상이 오고 통증과 호흡 곤란, 소화기 이상 등이 찾아온다. 

골다공증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노출되기도 쉽고 심적으로도 영향을 미쳐 일상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에 지배되기도 한다. 100세 시대의 필수 운동인 근력 운동을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근 감소증을 예방하고 노후에도 근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 근육 운동, 건강 100세의 필수 코스
근력 감소는 보통 30대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30대 정점일 때와 비교해 남자는 약 15kg, 여자는 약 10kg 정도만 근육량이 줄어도 남은 여생을 침상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금감소증 환자의 경우 5년 이내에 사망할 위함이 높아지고, 특히 비슷한 연령대에 비해 요양병원에 입소할 가능성이 5배 가까이나 높아진다고 한다.

근감소가 아주 경미한 경우라면 체중 감소나 약간의 우울감이 오지만, 이를 계속 방치했다간 쇠약감과 함께 거동이 불편해지고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더 진전되면 낙상이나 요실금이 자주 나타나고 급기야 침상에서의 일상이 보편화된다. 중증 허약 단계에 이르면 섬망이나 폐렴 증세가 나타나고 이어 초고도 허약 단계가 오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걷기가 가장 일반적인 근감소 대처 운동이지만 그것을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실천에 이르기 힘들어진다. 가벼운 맨몸 운동으로 시작해 자신의 체중에 맞는 아령을 들거나 고무 밴드를 활용한 근육 단력 운동도 유용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하루 10분~15분이라도 매일 빠트리지 말고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본다. 처음에는 몸살기나 힘겨움을 느끼겠지만 습관이 되면 좀더 강도 있는 운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꾸준히 2~3개월 동안 코어 중심의 근력운동을 하면서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소화불량이나 요실금, 변비, 위식도 역류처럼 약으로도 잘 치료되지 않는 증상도 크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도를 받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 코어와 둔근에 집중하면 효과 본다 
노년을 지탱할 수 있는 근육을 유지하려면 ‘코어’와 ‘둔근’을 특히 강화해야 한다고 정 교수는 강조한다. 코어는 복근과 횡경막, 등 근육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둔근은 엉덩이 부분의 큰 근육을 말한다. 우리 몸의 근력과 안정성을 책임지는 이 두 근육만 제대로 기능 하도록 관리해도 노년까지 근력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어 단련 운동으로는 우선 ‘플랭크’가 있다. 바닥에 엎드려 다리를 약간 벌리고 팔꿈치와 어깨가 일자가 되도록 한 후 복부에 힘을 주어 몸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엉덩이가 올라가지 않도록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면서 30초 정도 유지하다가 차츰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훈련한다. ‘사이드 플랭크’라고 해서 무릎을 편 채로 옆으로 누워 한 쪽 팔꿈치와 어깨가 일자가 되도록 해 30초 정도 유지하는 훈련법도 있다.

‘버드독’은 요즘 방송에서 많이 소개되는 근육 훈련법이다. 엎드린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고 오른 쪽 팔과 왼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려 4초 정도 버틴 후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법이다. 12회 3세트가 기본이지만 나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다. ‘브릿지’ 자세는 재활센터에서 가장 흔한 운동법이다.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후 무릎을 세운 상태에서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동작을 20~30회 반복하는 것이다.

둔근 단련 운동으로는 우선, ‘런지’가 있다. 한 쪽 발을 앞으로 내밀어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이다. 이를 응용해 한 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의 대각선 뒤로 내디디면서 양 무릎을 90도 구부려 몸을 낮추는 ‘커시 런지’ 동작도 있다. 발을 엉덩이 너비만큼 벌린 후 양 손을 합장하듯 포개고 한 쪽 발을 최대한 옆으로 내밀면서 의자에 앉듯이 엉덩이를 뒤로 미는 ‘교차 사이드 런지’도 간단하면서 둔근 및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켜 준다.

이 밖에 강아지가 전봇대에 소변을 보는 듯한 동작을 따라하는 방법도 있다. 전문 용어로 ‘소화전’이라고 부른다. ‘사이드 플랭크’를 응용해 엉덩이를 바닥 쪽으로 약간 내린 후 다시 시작 자세로 들어 올리기를 반복하는 운동법도 있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무리하지 않고 매일 10분이라도 연습하면 근육 강화에 확실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매일 조금이라도 꾸준히 움직여야
근육량 감소를 최대한 억제하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데 가장 기본은 ‘자꾸 움직이는 것’이다. 유산소 및 중강도 운동이나 수영 같은 고강도 훈련이 아무래도 무리인 나이가 되면 손가락 하나 까닥 하기 싫어질 때가 온다. 이럴 때 근육 운동을 포기하면 그대로 요양원 침상으로 직행할 수 밖에 없다. 서울아산병원이 50대와 60대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 조합을 소개한 것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우선, 일상에서 걷기를 실천하며 하루에 7000~8000보 이상을 목표로 걷는다. 수영이나 조깅, 달리기, 자전기 타기. 등산 같은 조금 무리다 싶은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도 주 2~3회 병행한다. 자신의 체중에 맞춰 맨 몸 운동부터 시작해 주 2회 이상 전신 근육운동을 실천한다. 코어오 둔근 운동을 매일 10~15분 동안 실시한다. 태극권이나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을 10~20분 정도 매일 한다. 스트레칭은 기본으로 매일 10~20분 정도 실시한다. 

처음에는 피곤ㄹ라고 힘에 겨울 지라도 운동을 하면 할 수록 습관이 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만의 루틴을 찾게 된다. 작은 행동부터 자꾸 실천하고 뭐라도 자꾸 만지고 찾아 다니고 하는 일상의 작지만 잦은 움직임이 노후 건강의 기본 뼈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하나 같은 조언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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