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는 질환 가운데 셋째, 혹은 넷째 정도 되는 것이 ‘오래 앉아있기’다.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은 물론 스마트 폰이나 게임의 중독성에 쉽게 빠지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허리 통증이 당뇨병에 이어 중대 질병 2위라는 사실도 이 같은 경향을 확인시켜 준다. 바른 자세가 곧 노후 건강의 바로메타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코칭을 들어보자.
◇ 당장 뒤틀린 자세부터 고쳐야 자세는 ‘습관의 산물’이라고 한다. 바른 자세가 오랜 건강을 담보해 준다는 얘기도 한다. 우리 몸은 한번 잘못된 자세에 익숙해지면 시간이 갈수록 그 변형된 자세가 고착화되어, 나중에는 수술 외에는 손 쓸 방법아 없을 정도가 되기 일쑤다. 그렇게 되면 자세 유지에 필요한 근육들이 굳어지고 짧아져 버려, 자세 유지 자체가 힘들어지고 결국 걷기 같은 가장 기본적인 신체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오랫동안 앉아서 일을 하다 보면 상체를 잡아주는 ‘광배근’이나 ‘하부승모근’ 같은 등 근육에 늘어나고, 앞 쪽에서 머리와 몸통을 연결하는 ‘흉쇄유돌근’이나 ‘견갑골’, 그리고 몸통을 연결해주는 ‘소흉근’은 짧아지고 딱딱해 진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거북 목이 되고 일자 목, 일자 허리가 된다. 제대로 걷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근골격계를 망가트려 종국에는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로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중장년들이 견갑골을 뒤로 쭉 잡아당기고 요추와 목에 힘을 주어 버티는, 이른바 ‘군인 자세’를 만들며 잠시 통증을 이겨내려 한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 인해 오히려 많은 어르신들이 근육 전반에 긴장을 일으켜 통증을 더 호소하기도 한다.
◇ 바르게 앉고 바르게 서는 법 전문가들은 직업 특성 상 혹은 일상적으로 오래 앉아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크게 두 가지를 신경 쓰라고 말한다. 첫째는, 가능한 오래 앉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일하는 중간 중간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거나 바람을 쐬러 밖으로 잠시 나갔다 오라는 것이다. 두번 째는 최대한 바르게 앉기다. 제대로 앉는 연습을 충분히 해, 일상에서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추천하는 ‘바르게 앉는 법’이 있다. 먼저, 궁둥뼈(앉은뼈) 결절이 바닥에 닿도록 앉는다. 의자 높이를 알맞게 조절해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도록 한다. 이 때 무릎과 발가락의 방향이 일치하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복근에 약간의 긴장을 유지하는 정도로 가볍게 힘을 주어 앉는다. 요추 전만이 과도해지는 것을 막고 호흡을 편안하게 할 수 있기 위해서다. 이런 자세를 ‘척추 중립자세’라고 통칭한다.
바르게 앉는 것 만큼이나 바르게 서는 것도 중요하다. 앉은 자세에서 그대로 고관절과 무릎을 펴고, 정수리가 위로 올라가고 키가 커지는 것 같은 느낌으로 턱을 당긴다. 턱과 목, 어깨 주변의 긴장을 푼다. 양쪽 어깨뼈를 바깥쪽, 아래쪽으로 서로 멀어지게 만든다. 정 교수는 “대부분 사람들이 나쁜 습관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교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서 “굳어진 습관 그대로 있다가는 더 심하게 고착될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담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유연한 몸을 만드는 법 건강한 신체는 몸 전체의 근육과 관절 사이의 조화, 즉 유연성에서 비롯된다.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가장 큰 문제는 근육이 굳어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낙상 같은 사고 역시 주의력 부족이나 근력 감소와 함께 몸의 유연성 저하가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근육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니 사고 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몸이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유연성을 높이는 훈련이 필수다.
규칙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중장년 이후라면, 억지로 근육이나 관절을 꺾으려 하지 말고 부드러운 몸놀림 정도로도 충분하다. 특히 운 동 전후의 스트레칭은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늘려 근육과 관절의 수명을 늘려 준다.
스트레칭도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시행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전신을 아우르는 스트레칭이 좋다고 한다. 수건이든 밴드 등 자신에게 익숙한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자신의 몸과 근육이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까지 꾸준히 훈련을 해야 실제 효과를 볼 수 있다. 강도를 높이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요가나 필라테스 등에 도전해 보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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