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을 받을 때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기존의 급여 계좌로 받지 않고 연금계좌에 이체해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정도는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연금수령연차'를 얼마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퇴직소득세를 크게 감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연금수령연차를 기산하는 방법이 달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퇴직소득세율 감면 폭을 결정하는 연금수령연차와 연금수령한도를 결정하는 연금수령연차가 다르다는 사실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결과다. 퇴직소득세 절세를 위해 필요한 연금수령연차에 관한 팁을 이규성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선임연구원이 제시해 준다.
◇ 퇴직소득세율 감면 폭을 결정하는 연금수령연차
첫 번째 연금수령연차는 퇴직급여를 연금계좌에서 연금으로 수령할 때 받을 수 있는 절세혜택과 연관이 있다.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 한 세후금액을 받게 되는데, 이 때 퇴직소득세를 퇴직급여로 나눈 비율을 퇴직소득세율이라 한다.
하지만 퇴직급여를 연금계좌에 이체하면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지 않은 세전금액을 받게 된다. 과세는 출금할 때 이뤄지는데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을 절세할 수 있다. 이 때 연금수령연차가 많아지면 절세 혜택은 더 커진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한 연차가 10년 이내라면 본래의 퇴직소득세율에서 30%를 감면해준다. 하지만 연금수령기간이 11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감면율이 40%로 확대된다.
◇ 연금수령한도를 결정하는 연금수령연차
연금수령한도를 계산할 때도 연금수령연차가 고려된다. 연금수령한도는 연금계좌의 세제혜택 부여 여부를 정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퇴직급여와 세액공제를 받으며 저축한 자금 및 운용수익을 출금할 때, 그 금액이 한도를 넘으면 절세 등 세제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연금계좌의 자금을 장기간 수령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다.
연금수령 한도를 정하는 계산식이 있다.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하는 날과 그 이후부터는 매년 1월 1일 당일의 계좌 평가액(11-연금수령연차)으로 나눈 후 120%를 곱한다. 이 때 연금수령연차는 가입자가 55세 이상이고 연금계좌 가입일이 5년 이상(퇴직급여가 이체된 연금계좌는 제외)만 되면 이를 충족한 날이 포함된 해부터 기산된다. 참고로 연금수령한도 제한은 11년차 이후부터 없어진다.
2013년 3월 1일 이전에 가입한 연금계좌는 연금수령연차를 6부터 시작해 연금수령한도를 계산한다. A씨가 10년 전에 IRP에 가입해 총 3000만 원을 저축해 1000만 원의 수익을 거두고, 만 57세에 명예퇴직하며 퇴직급여 1억 2000만 원을 IRP에 이체했다고 가정해 보자. 가입일 조건은 충족됐고 이미 2년 전 55세였기 때문에 57세인 현재 연금수령연차는 3으로기산된다. 따라서 당해 연금수령한도는 2400만 원이 돤다.
그렇다면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해 출금할 경우 과세는 어떻게 될까. 연금수령한도가 2400만 원인데 2500만 원을 출금했다면 그 중 2400만원은 연금을 수령한 것으로 인정받아 퇴직소득세율의 30%를 감면받는다. 하지만 한도 초과액 100만 원은 감면 없이 기존 퇴직소득세율로 과세된다.
◇ 연금수령한도 계산하는 연금수령연차는 실제 수령연차가 아니다?
두 연금수령연차의 차이점은 연금수령연차를 실제로 연금을 수령하는 것을 기준으로 기산하는 지 여부다. 전자의 연금수령연차는 실제로 연금을 수령해야 연금수령연차가 기산된다. 중간에 연금수령을 중단해 연금을 한 번도 받지 않은 해가 있다면, 그해는 연금수령연차에 기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퇴직소득세율 감면 폭을 확대하려면 당장 퇴직급여를 출금할 필요가 없더라도 최대한 일찍 소액이라도 매년 꾸준히 출금해야 한다. 참고로 퇴직급여의 연금수령연차는 각 계좌별로 기산되기 때문에 퇴직급여를 이체한 연금계좌가 2개 이상이라면 동시에 연금을 개시해야 모든 계좌에서 같은 시기에 세율 감면 폭을 확대할 수 있다.
반면에 후자의 연금수령연차는 실제로 연금을 수령하지 않더라도 나이와 연금계좌 가입일 조건만 맞는다면 그 해부터 연금수령연차가 기산된다. 따라서 연금계좌에 퇴직급여가 없고 개인 납입금만 있다면 꼭 당장 연금수령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개인 납입금을 연금수령 할 때는 연금계좌 가입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연금수령 개시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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