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demenia)를 ‘불치병’처럼 여기는 어르신들이 많다. 기억력 감퇴 등 단순 초기 증세만 느껴져도 마치 남은 인생이 끝날 것처럼 낙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치매가 ‘난치병’일 순 있지만 ‘불치병’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제까지 잘못 축적해 온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과감히 고친다면 충분히 일찍부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좋은 뇌’를 유지하겠다는 평소 의지가 중요 치매는 뇌세포가 죽거나 약해져 생긴다. 뇌세포는 대부분 회복 혹은 재생이 어렵기에 이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혹 치매 기운이 오더라도 그 진전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누구에게나 오는 치매이기에 평소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치매 발전 속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치매 전문의로 유명한 김시효 박사도 “똑똑한 머리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 동안 전혀 없었던 건망증 기운이 느껴지면 그 때부터 사실상 치매 예방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 건망증이야 말로 뇌가 약해져 나타나는 치매 전조 증상이기 때문이다. 치매의 100% 예방 조치는 없는 만큼, 이런 초기 예후가 나타났을 때부터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 전문가들도 하나 같이 “나이와 상관없이 젊을 때부터 뇌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고 올바른 식습관 및 생활 습관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후천적인 혈관성 치매는 준비 여하에 따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있어 각별한 대응이 요구된다. 뇌세포의 조기노화로 생기는 퇴행성 치매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말 그대로 혈관질환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이나 과혈당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을 젊을 때부터 미리 잘 관리한다면 충분히 치매 예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 가장 무책임한 방관 “우리 나이 되면 다 그렇지 뭐” 퇴행성 치매인 알프하이머를 비롯해 많은 치매 증상은 40대를 넘기는 시점 안팎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령대가 되면 기업력이 가끔 깜박일 때가 생긴다. 치매 바로 전 단계가 ‘경도인지장애’, 그 직전 단계가 ‘주관적인지장애’인데 이 때 쯤이면 자신도 모르게 “이 나이 되면 다 그렇지…”하는 자조 섞인 말을 내뱉게 된다. 사실상 이때부터가 본격적으로 치매 대비를 해야 할 때다.
이 무렵에 치매 관리를 충실히 하지 못하면 곧바로 경도인지장애로 발전하고 수년 내에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들은 무엇보다 혈액순환 관리가 치매 예방의 최고의 자가 치료법이라고 말한다.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곧 고혈당과 고혈압, 동맥경화증이나 혈전이기 때문이다. 혈관을 보호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자기 몸에 맞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현대인들에게는 특히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 하루 내내 지쳐 있던 뇌가 쉴 수 있도록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뇌 건강에 좋은 항산화제나 오메가3가 풍부한 견과류와 등 푸른 생선 등과 함께 육류와 채소의 적절한 균형이 필수다. 밀가루나 쌀가루, 아이스크림, 라면, 튀김 등 혈당을 급하게 올려주는 음식들은 혈관성 치매의 ‘공적’이다.
◇ 치매는 ‘잘못 살아서 생긴 병’ … 결코 불치병이 아니다 뇌가 나빠지지 않도록 젊었을 때부터 대비한다면 ‘불치병 치매’라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확실히 치매는 유전적인 요소보다는 잘못된 생활습관과 식습관 탓이 훨씬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치매는 결국 ‘잘못 살아서 생긴 병’이다. 특히 혈관성치매는 거의 대부분 우리가 젊어서 부터 무절제하게 살아온 데 대해 우리 몸의 앙갚음이다.
다만, 치매에 유난히 걸리기 쉬운 부류의 사람들은 더더욱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에 힘써야 한다. 김시효 박사는 그런 유형으로 몸이 둔한 ‘굼떠니스트’, 마음이 둔한 ‘귀차니스트’, 충동을 억제 못하는 ‘고얀니스트’, 그리고 변화에 꽉 막힌 ‘막힌니스트’를 든다. 이 같은 사람들은 모두 ‘뇌가 나뿐 사람들’이라고 호통친다.
치매 전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혼자 속 썩이며 우울하게 있는 것은 병을 키우는 일이다. 청장년기 우울증이 가성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어떤 경우든 치매 초기 증상이 느껴진다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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