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대기업 여성 임원 7% 육박… 사외이사가 1년 새 17.3%나 늘어

이의현 기자 2023-05-30 08:42:09
매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내이사 보다는 사외이사나 미등기 임원을 중심으로 증가해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법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에서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30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49개 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349개 매출 대기업의 여성 임원은 모두 997명으로, 전체 임원 1만 4718명 가운데 6.8%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6.3%(912명)에 비해 0.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4년 전인 2019년 1분기(3.9%)와 비교해선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겉으로는 여성 임원이 약진하는 것으로 보일 듯 하지만 내용을 더 들여다 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된다. 조사 대상 349개 기업 중 28.1%인 98개 기업에서는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또 사내이사 여성 비중은 정체한 상태에서 사외이사 여성임원과 미등기 여성임원 비중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사외이사는 1분기 현재 212명으로 지난해 1분기의 193명에 비해 9.8%나 증가했다. 이로써 전체 사외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17.3%로 작년 같은 기간의 14.8%보다 2.5%포인트나 올랐다. 특히 여성 미등기 임원은 지난해 1분기 691명에서 올해는 755명으로 무려 9.3%나 증가했다. 미등기 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도 5.8%에서 6.2%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28명이던 여성 사내이사는 올해 1분기에는 30명으로 2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18명이 오너 일가이고 전문경영인은 12명에 그쳤다. 사내이사에서 차지하는 여성 비율도 2.3%로 변동이 없었다. 전문경영인 위주의 사내 이사 보강보다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꾸리는 것은 법 개정의 취지를 곡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업종별로는 생활용품 업종의 여성 임원 비중이 2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제약(14.8%), 서비스(12.5%), 유통(11.8%), 은행(11.6%) 식음료(10.4%)가 뒤를 이었다. 반대로 조선(0.8%)과 건설(2.0%), 철강(2.5%) 등 중후장대형 제조업종에서는 여전히 여성 임원의 비중이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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