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후 지킴이는 나”... 노후엔 연금만한 효자 없어

이의현 기자 2023-07-12 07:15:35

가파른 고령화의 영향으로 50대 이후 고연령층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럴수록 노후대책이 더욱 절실해 진다. 특히 노후를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최소한의 자산을 갖고 있지 않으면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맞이가 불가능해 졌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최근 ‘노후에는 연금이 효자’라는 리포트를 통해 연금의 중요성과 효과 등을 알려주어 주목을 끌었다.

◇ 자녀가 부양하는 노후?… 실현 불가능한 현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인구 가운데 50대가 16.6%, 40대가 15.7%, 그리고 60대가 14.4%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이 전체 인구의 거의 60%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인구 수로는 30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은퇴가 임박했거나 은퇴를 한 50대 이상이 30%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50대가 1.0%p, 60대가 5.7%p, 70대 이상은 3.5%p 각각 증가했다. 이제 70대나 80대 부모와 40대나 50대  자녀가 공존하며 점점 가족 모두가 함께 늙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문제는 그러면서 자녀의 부양으로 노후를 지내는 부모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의 노후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통계청의 노후 부모부양 관련 설문에서 ‘가족·정부·사회가 함께’라는 답변이 62.1 %로 가장 높은 반면 ‘가족’이라는 응답이 19.7%, ‘부모님 스스로 해결’이 12.6%일 정도로 자녀들에게 노후를 기댈 여지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 본인·배우자 연금이 노후 생활비 최고 재원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생활비를 주로 어떻게 마련하는지 물었더니 ‘본인·배우자 부담’이라는 답변이 72.5%로 가장 많았다.  ‘자녀·친척 지원’은 14.1%에 그쳐 ‘정부·사회단체 지원(13.4%)’과 거의 같았다. 2011 년에 비해서는 ‘본인·배우자 부담’이 12.4%p, ‘정부·사회단체 지원’이 5.7%p 증가한 반면 ‘자녀·친척 지원’은 17.9%p나 크게 줄었다. 

특히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으로 자신의 생활비를 마련하겠다는 비중은 2011년 30.6%에서 2021년 41.5%로 10.9%p나 높아졌다.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을 통한 생활비 마련이 2011년 16.6%에서 2021년 21.5%로 높아진 것도 눈에 띈다. 은퇴 후 노후 생활비로 많은 이들이 ’연금‘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임대·배당소득이나 예금(적금)의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 ‘연금 노후’ 어렵지만 그래도 연금이 효자
대다수 은퇴가구가 노후에 연금으로 생활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60세 이상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에서 가구주 월소득은 ‘생활비 충당 정도’가 ‘충분히 여유 있다’는 525만 원, ‘여유 있다’는 372만 원, ‘보통이다’는 198만 원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여유 있다’ 가구 비중이 2.5%, ‘여유 있다’는 8.1%에 그쳤고 ‘보통’이라는 응답이 33.1%, ‘부족’이 39.3%, ‘매우 부족’이 17.0%에 달했다.

가구주 월소득에서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충분히 여유 있다’는 177만 원, ‘여유 있다’는 173만 원, ‘보통이다’는 112만 원이었다. 특히 ‘충분히 여유 있다’와 ‘여유 있다’는 공적이전소득은 비슷한데 재산소득에서 큰 차이를 보여 주목을 끌었다.

황명하 연구위원은 “연금은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금액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덕분에 소비계획을 세우기 쉬운데다 연금 자산 적립이나 연금 수령 시 세제 혜택이 있고, 연금을 통해 다른 투자 경험도 할 수 있다”면서 “여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노후에는 연금이 효자”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이 임의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의 삼중 연금 가입이 바람직하다”면서 “각각의 특성은 다르더라도, 노후를 위해 한번 가입한 연금을 어떻게 하든 유지하고 자산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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