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에서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본적으로 우량 자산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최근 국내에서는 월 배당형 ETF에 대한 인기도 크게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수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채널마케팅본부 본부장이 전하는 ETF 투자 전략을 일문일답 식으로 들어보자.
그는 “절세와 노후 생활비 마련이 목적이라면, IRP와 같은 연금계좌에서 월배당형 ETF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연금계좌에서는 매달 분배금이 발생해도 과세하지 않고, 55세 이후에 분배금을 재원으로 연금을 수령할 때 부과되는 연금소득세도 세율이 5.5~3.3% 낮게 부과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월 배당형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ETF는 무엇보다 시장 변동성 관리에 유용하다. 올해 S&P500이 상반기에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인플레이션 변동성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럴 때 안전한 것이 우량자산이다. 여기에 매달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면 혹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손실분을 보전할 수 있다.
자산관리의 중심축이 ‘적립’에서 ‘인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한 이유다. 베이비 붐 세대가 속속 은퇴하면서 연금자산을 인출해 노후 생활비로 충당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자산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기 보다는 자산을 계속 불리면서 현금 흐름까지 창출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ETF가 은퇴자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 월 배당형 ETF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좋은가. “우선, ETF 투자 자산이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가부터 잘 이해해야 한다. 고배당주 ETF라도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는 사실, 채권형 ETF는 금리 변동에 가격이 민감하다는 사실,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 콜 전략을 구사하는 ETF는 박스권 장세에서 안정적이라는 사실 등을 파악해야 한다. 부동산이나 리츠에 투자하는 ETF는 별도로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분배금 수준과 지속성도 고려해야 한다. 채권형 ETF는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이 크지는 않은 반면 고배당주 ETF는 배당액은 크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 다양한 옵션전략으로 추가 분배금 재원을 마련하는 ETF도 있다. 주식과 채권의 하이브리드 성격을 지닌 리츠로 매달 임대료처럼 수익을 얻는 ETF도 있다.
세금도 꼭 고려해야 한다. 금융회사는 대부분의 분배금에 대해 매 번 15.4%의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하지만 분배금의 원천이 옵션 프리미엄인 경우는 해당 수익이 비과세된다. 따라서 국내 커버드콜 ETF는 옵션프리미엄 수익이 국내 상장 주식 매매차익처럼 비과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세금 면에서는 다소 유리할 수 있다.”
-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는 ETF는 어떤 것이 있나. 금리가 내리면 월지급 분배금에 자본차익까지 가능한 채권형 ETF 가운데 만기 때 이자와 함께 거의 원금 손실 없이 수익을 얻으면서 청산하는 만기매칭형 ETF가 있다. 이 상품은 예금에 비해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중간에 해지하면 약정 이자를 얻을 수 없는 예금과 달리 ETF는 페널티 없이 언제라도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다. 월 분배금을 통해 다양한 목적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높은 분배금을 얻고 싶은 투자자라면 주식형 ETF가 있다. 배당 수익과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상품에 따라 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옵션프리미엄 수익이 더해지기도 한다. 다만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에겐 리츠 ETF가 있다.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현금화가 쉬운데다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분배금의 원천이 되는 임대수익도 시중금리보다 높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완만한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헤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면 공실 위험과 자산 가격 하락 위험은 배제할 수 없다.
월 배당형 ETF 중에는 고배당주 ETF가 인기인데,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배당금은 그대로인데 기업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해 마치 배당수익률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고배당 ETF 투자를 하려면 높은 배당수익률과 더불어 기업의 장기 성장성인 펀더멘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 주식형 월 배당형 ETF가 최근 인기라던데… “최근 국내에도 미국에서 검증된 배당성장 ETF를 바탕으로 한 상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배당과 높은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들이라 연금 등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 S&P500 배당귀족주(NOBL)에 투자하는 ETF는 장기간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다. 독점적 지위에 있거나 생활필수품처럼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가격 결정력 높은 기업이 다수 포함된다. 엑슨모빌이나 셰브론, 월마트, 펩시,IBM 등 60여 개 귀족 기업의 배당이 분배금의 재원이 된다.
미국배당다우존스 ETF(SCHD)도 배당 성장성과 기업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주로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과거 5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고배당 기업들이 투자대상이다. 현금 흐름 및 높은 자기자본이익률도 중시해 재무 건전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춘 기업들이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3.63%로, 1.5% 안팎인 S&P500를 제쳤다. 배당성장률도 5년 평균 약 12.4%에 육박한다. 브로드컴이나 펩시, 머크, 시스코 등 100여 개 종목에 분산투자한다.”
- 배당 수익과 옵션프리미엄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펼치는 ETF도 있다고 들었다. “‘배당+∝% 프리미엄’ 형태의 전략을 취하는 ETF도 선보이고 있다. 미국배당+3% 프리미엄 구조의 ETF는 미국 고배당 ETF인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SCHD)의 3.9% 배당 수익에 콜옵션 매도로 인한 3%의 프리미엄 수익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7%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미국배당+7%프리미엄 ETF는 미국 상장 ETF인 제이피모건 배당성장 액티브 ETF(JEPI)의 한국형 버전이다. 배당과 옵션 프리미엄까지 10%가 넘는 분배금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시장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 비율은 50~60% 수준으로 줄어든다.
주식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 대신 옵션프리미엄 수익에 집중하는 ETF도 있다. 미국나스닥커버드콜 ETF는 연간 12%의 프리미엄 수익으로 월 1%의 분배금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시장 하락에 따른 자본 손실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한다.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 가운데는 KOSPI200에 투자하면서 옵션프리미엄을 추구하는 TIGER200커버드콜 5% OTM이 있다. 연 3~4%의 분배금을 기대할 수 있다. TIGER200커버드콜ATM ETF는 연간 9~10%의 분배금이 기대된다. 옵션프리미엄 수익은 비과세되므로 높은 세후 수익을 노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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