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법률 상식] 무고죄

박성훈 기자 2023-08-29 15:28:43

소송으로 인한 재판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면 무조건 무고죄가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성 범죄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피해자가 무고죄가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거짓말이 무고죄가 되는 경우를 알아보자.  

-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모두 무고죄가 성립되나.
“그렇지 않다. 그 거짓말이 ‘객관적 진실’에 어긋나고 특히 상대방에게 처벌받게 하려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법적으로 무고죄가 ‘범죄’가 되려면, 다른 사람이 형사 처분이나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관련 기관에 허위 사실을 신고할 경우여야 한다. 고소 내용이 진실과 다소 다를 경우, 단순한 착각이나 일부 과장된 사례라면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 어떤 경우에 무고죄로 판결이 나나.
“거짓으로 법원에 고소장을 내거나 경찰서에 허위 범죄신고를 하는 경우, 명백한 허위 진술을 하는 경우에 무고죄가 된다. 공직자를 벌받게 하려고 허위 사실을 투서하거나, 특정인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해당 기관의 민원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도 무고죄 대상이 된다.”

- 성 범죄에서 무고죄 시비가 많은 것을 안다.
“성 범죄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도 협의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의자가 혐의 없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고소인이 바로 무고죄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법정에서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 진술이 허위였음이 객관적 증거로 증명되고 거짓의 고의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 객관적 증거라는 것이 예를 들어 어떤 것 들 인가.
“성 범죄 전후 당사자들끼리 나눈 전화 통화나 문자, 사건 주변의 CCTV, 차량 블랙박스, 그리고 목격자 진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증거들이 있다고 해도 일부러 신고했다는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일반적인 무고죄는 유죄 비율이 꽤 높지만 성 범죄 관련 무고죄 유죄판결 비율은 1%도 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가 있나.
“성폭력 범죄는 기본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간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이뤄진다. 당사자 외에는 내막을 정확히 알 사람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 관계. 구체적 상황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어 대법원도 성 범죄 무고죄에 무죄판결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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