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보험은 가입 방식에 따라 ‘만기환급형’과 ‘순수보장형’으로 나뉜다. 만기환급형 보험은 보험의 보장 기간이 끝나면 그 동안 납부한 보험료를 대부분 돌려준다.
반면에 순수보장형은 납입한 보험료를 진단비나 치료비, 수술비, 입원비 등 순수하게 ‘보장’에 쓴다. 저축용이 아니니 만기에 고객에게 돌려줄 돈도 없다. 대신 만기환급형에 비해 보험료 월 납입액이 저렴하다.
현실적으로 많은 보험 가입자들이 오래 동안 보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25회차 평균 계약율이 70% 정도에 그칠 정도로 완납까지 쉽지 않다. 10년 유지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갑작스런 치료비나 긴급한 자녀 학자금 또는 결혼 비용 등 돌발적인 지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년 만기까지 보험료를 완납하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애쓴 보람도 없이 보장도 받지 못하고 보험료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험전문가 장영훈 작가는 “보험 계약을 끝까지 유지하기도 힘든데 만기인 80세 시점에 원금을 돌려 받자고 순수보장형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라고 묻는다. 실제로 이런 과도한 보험료가 중도해지의 한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순수보장형과 만기환급형의 월간 보험료 차이가 4만 원 안팎이라고 말한다. 보험사는 당연히 만기환급형을 선호한다. 순수보장형보다 더 내는 차액을 재원으로 보험사가 직접 운용한 뒤 만기 시점에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수료 차감에 있다.
차액금의 일부는 납입과 동시에 보험사 사업비로 빠져 나가고, 나머지 금액으로 운용되어 만기에 지급된다. 그 금액 만큼을 가입자가 직접 예금이나 적금에 투자하거나 다른 투자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만기환급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보험사는 만기환급형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설명도 듣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만기에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몰입되어 만기환급형을 선택하기도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만기환급형이 더 큰 이득을 남기기 때문에 고객에게 필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탓에, 보험사 별로 차이는 있지만 만기환급금이 전혀 없는 순수보장형 상품을 가입한 사람이 전체 가입자의 80% 이상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만기환급형 보험에 가입하기 보다는 순수보장형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보험료가 비싸면 보험을 끝까지 유지할 확률도 상대적으로 더 낮아지고, 실제로 나중에 받게 될 만기환급금도 기대보다 많지 않다고 한다.
만기환급형을 선택함으로써 올라가는 보험료 차액은 보험회사에 맡길 필요 없이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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