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00세 시대 ‘보험 다이어트’ 이렇게 ④ 20년 납이냐 전기납이냐

이의현 기자 2023-09-08 08:44:41

보험료를 내는 방식 가운데 '전기납'이라는 것이 있다. 보험 기간 내내 보험료를 납입하는 것을 말한다. 보험기간이 80세까지라면 80세까지 계속 보험료를 내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보험료를 내야 하느냐, 오히려 손해 아니냐며 불만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의외로 전기납의 장점이 많다. 보험전문가 장명훈 작가의 도음을 얻어 일문일답식으로 알아보자.

- 전기납을 택할 경우 보험료가 매우 저렴하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인가.
“전기납은 보험료를 길게 나눠 내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월 보험료가 싸다. 40세 남성이 순수보장형으로 80세 만기 상품으로 일반 암 진단비 3000만 원 보험에 가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20년납의 경우 월 보험료가 2만 4000원 대인데 반해 전기납을 택했다면 월 1만 6000원 대만 내면 된다. 보험료가 3분의 1 수준인 것이다.”

- 하지만 80세까지 40년을 더 내면 총 납입금액이 엄청나게 많지 않나.
“20년납일 경우 20년 동안 600만 원 가량을 낸다. 80세까지 전기납이면 800만 원 가량을 납입해야 한다. 하지만 납입기간 중 암에 걸리거나 50% 이상의 장해가 발생하면 그 이후 보험료 납입분을 면제해 주는 납입면제 혜택을 받는데 전기납이 유리하다. 80세 전기납에 가입했다면, 80세 이전에 암에 걸리거나 큰 장해를 입는 순간부터 80세까지의 보험료는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만일 이 보험을 20년납으로 가입했다면 20년 동안 이미 보험료를 완납했기 때문에 그 후에는 암에 걸려도 납입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 언제 암에 걸릴 줄 모르는데 그래도 총액 부담이 너무 큰 것 아닌가.
“통계상 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는 60세 이후다. 현재 40세라면 20년납으로 가입했을 경우 만기 때까지 암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총 납입금액이 20년납보다 비싼 것은 맞지만, 납입면제에 해당할 확률은 20년납보다 전기납이 훨씬 높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총납입액에서 크게 손해 보는 일은 아닌 것이다. 화폐가치 하락 등을 고려하면 액수로만 따졌을 경우 20년납보다 전기납이 더 많이 낸다고 볼 수도 없다.”

- 화폐가치를 감안하면 체감 보험료 부담이 전기납이 더 낮다는 얘기도 되나.
“그렇다. 전기납 비갱신형 상품이라면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 들 것이란 얘기다. 갱신형이 아니라 보험료가 오르지도 않는데다 화폐가치가 계속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만기 시점에서 느끼는 보험료 부담은 30% 정도에 그칠 것이다. 보험 납입기간을 최대한 늘려 월 보험료를 최고화하고, 화폐가치 하락의 이점가지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 그럼 무조건 전기납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일부 3대 질병 진단비 보험에는 전기납이 없는 경우가 있다. 연세가 많을 경우 초기 보험료가 부담될 수 도 있어 길게 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50대나 60대에 뒤늦게 보험에 가입할 경우 그럴 수 있다. 그런 경우 전기납 대신 20년납이나 20~30년 갱신형이 더 나을 수 있다. 전기납은 아무래도 보험 연령이 낮은 가입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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