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게 전 생애에 대한 자서전적 기억을 회고하게 했을 때, 청소년기에서 초기 성인기의 기억이 가장 많이 회고되는 현상을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이라고 한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때, 대체로 15세에서 30세 사이의 기억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특별한 경험을 지칭한다.
20대에 가장 기억력이 좋아 오랫동안 기억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기간에는 여러 부분에서 처음 경험하는 것 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기억에 많이 남고 어느 정도는 미화되어 기억되는 것도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세 가지 가설도 등장했다. 자기 이미지 가설, 인지 가설, 그리고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이다.
자기 이미지 가설은 개인의 이미지가 형성될 때의 기간동안 기억 부호화가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청소년기에서 젊은 성인기 사이에 자아가 형성되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지 가설은 인생에서 급격한 변화 이후 안정성이 따를 때 기억 부호화가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은 개인적인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개인적 라이프 스크립트와, 문화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 의해 예상되는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운데 전자가 후자에 부합할 때 기억이 더 잘 회상된다는 이론이다.
결국 자기 이미지 가설은 회고 절정을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는 기간이라고 본다. 인지 가설은 급격한 변화 이후에 기억 부호화가 더 잘 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은 문화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사건을 회상할 때 더 잘 기억한다고 말해 준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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