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매 기초 ‘30문 30답’(18) 후순위 전세권과 선순위 임차인

박성훈 기자 2023-11-20 08:04:30

경매 때 임차인이 먼저 대항요건을 갖춘 후에 다른 사람이 전세권을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임차인이 경매를 신청한 것으로 보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때 이런 일이 간혹 생긴다. 만일 경매 때 전세권자가 배당요구(경매신청)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

- 임차권은 말소기준권리가 없는 것으로 안다. 따라서 전세권은 선순위 전세권이 되는데, 낙찰자에게 인수가 되는 것인가.
“‘민사집행법’에 따르면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한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저당권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을 때 매각으로 소멸된다. 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임차권을 저당권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으로 볼 근거는 없다. 따라서 이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고 낙찰자에게 인수된다.”

- 전세권이 인수된다면 낙찰이 안될 수도 있고 혹 낙찰이 되더라도 전세권 부담만큼 낮은 금액으로 낙찰이 된다면 ‘불측의 피해’가 허용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전세권의 부담 만큼 낮은 금액으로 낙찰되어 임차인이 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지 못했더라도 그 미반환 보증금은 대항력으로 낙찰자에게 반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법률적인 부분을 떠나 현실적으로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하는 데 예측할 수 없었던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입찰자 입장에서 보면 전세권은 전부를, 임차권은 미배당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므로 결국 임차보증금과 전세보증금 합산 금액 밑으로 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없다.”

- 그렇다면 임차인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해당 주택의 가치가 두 금액을 합한 금액보다 낮다면 끝내 낙찰을 기대할 수도 없고, 등기상 어떤 권리도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주택을 임차한 선순위 임차인이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이럴 때는 임차인이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 사해행위 취소라는 것은 무엇인가.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말한다. 이로 인해 손해를 보는 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해 그 사해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 이번 경우처럼 채무자인 임대인이 있는데도 수익자에게 전세권을 설정해 주어 임차인이 손해를 입은 것이라면 임차인은 임대인을 대위해 전세권 설정 계약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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