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투자 속 ESG 투자(상) 성공 전략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ESG 통합전략' 따라 공식전문기관 평가 결과 참고 바람직
이의현 기자 2023-11-30 08:23:28

 ESG 경영에 대한 관심들이 높다. 이럴 때 연금투자자들은 ESG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미래에셋투자와 연금센터에서 ESG 투자 전문가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 이왕겸 센터장과의 대담을 통해 ESG 투자전략을 제시해 관심을 모은다. 이 센터장은 ESG 평가기관에서 리서치 및 의결권 자문을 담당했고, 최근에는 증권사에서 ESG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 ESG 투자가 최근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ESG는 환경(Envir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1987년 이후 기후변화가 중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이 국제사회 담론으로 떠올랐고,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산에 대한 점검 차원에서 지배구조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여기에 ‘블랙록’ 같은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ESG를 화두로 제시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 ESG 성과가 좋은 기업은 ‘착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투자자 측면에서 볼 때 ESG 투자란 어떤 의미인가.
“ESG 투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성과가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 비 재무적 활동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 그렇게 새로운 기회를 잘 포착하는 기업을 잘 찾아내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투자 성과를 도모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단순히 착한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 ESG 투자 전략으로는 어떤 것 들이 있는 지 궁금하다.
“어떻게 비 재무적 가치를 파악해 수익률을 올릴 것이냐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다. ESG와 관련해선 대체로 7개 정도의 투자전략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네거티브 크리닝 및 포지티브 크리닝 전략, 규범 기반 선별 전략, ESG 통합 전략, 지속가능성 테마 투자 전략, 임팩트/지역사회 투자 전략, 그리고 기업참여 및 주주행동 전략이다.”

- 네거티브 크리닝과 포지티브 크리닝 전략은 무엇인가.
“특정 ESG 기준으로 평가기관 등급이나 점수가 미달되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업종이나 기업 또는 펀드를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것이 네거티브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 스톡(sin stock)’, 즉 술이나 담배 도박 중독성 약물 등 사람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를 끼친다고 간주되는 분야에서 영업하는 기업의 주식을 배제하는 것이다. 반대로 포지티브 전략은 동종업계 기업 대비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의 주식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 다른 전략들도 간단히 소개해 달라.
“규범 기반 선별 전략은 OECD, ILO 등의 최소한의 국제적 규범 기준에 못 미치는 기업을 배제하는 전략이다. ESG 통합 전략은 최근에 많이 주목받는 전략이다. 특정 섹터나 종목을 일방적으로 배제해 수익성 훼손이 우려되는 네거티브나 포지티브 전략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전통적 재무분석 프로세스에 ESG를 체계적·명시적으로 포함한다. 지속가능성 테마투자 전략은 친환경, 에너지, 녹색기술 등에 중점을 둔 자산들에 투자하는 것이다. 임팩트/지역사회 투자는 환경이나 사회문제 해결에 영향을 이끌어내는 사업에 투자하고, 기업참여 및 주주행동 전략은 직접 기업 경영활동에 관여하고 주주제안이나 의결권 행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을 말한다.”

- 실제로 펀드매니저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은 ESG 투자전략을 많이 활용하나.
“유럽의 경우 최근 ESG 통합전략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 ESG 요소를 반영해 가중치를 조정하는 것은 물론 더 적극적으로 개별기업의 밸류에이션 평가 때 ESG 요소를 반영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역사가 짧아 그렇게까지 폭 넓게 반영되는 상황은 아니다. ESG 통합전략을 투자 프로세스에 일부 반영하는 수준이다. 포트폴리오 구성 때 일부 종목에 가중치를 두거나 배제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활용한다.”

- 연금투자자들이 ESG에 투자한다면 어떤 전략이 좋겠나.
“다소 전문적인 작업을 요하는 전략이기에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적용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지속가능성 테마 투자는 접근 가능한 부분이 있다. 기후변화의 경우 이를 이행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민간 및 공공영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생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 이런 테마 기업들을 장기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면 좋을 것 같다.”

- 최근 ‘안티 ESG’ 목소리도 있다. 미국에서는 그런 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 규모가 10억 달러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
“ESG 투자가 급격히 확산되다 보니 이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생겼다. 미국에서는 지역별로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져 관련 투자를 제한하는 지역들까지 생겼다.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안티 움직임이 심한 경향을 보인다. 텍사스주는 올해 4월에 공적퇴직연금 자산관리 과정에서 ESG 요소를 반영하면 위탁업무를 중단토록 했다. 플로리다주는 자금위탁 운용사가 ESG를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 5월에 최초로 통과시켰다. 올해 상반기 37개 주에서 총 156개 안티 ESG 법안이 제출되어 22건(14%)이 승인됐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크게 쟁점화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회의감을 불러올 정도의 사안은 아닌 듯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의견수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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