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매 기초 30문30답(25) 건물의 법정지상권 승계

이의현 기자 2023-12-06 07:38:31

건물과 토지의 소유주가 동일했으나 토지만 제3자에게 팔렸다. 매매 당시에는 토지와 건물의 등기상 소유권 외 어떤 등기도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경우 관습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그렇다면 법정지상권도 승계된다고 봐야 할까?

- 이런 건물을 경매에서 낙찰 받을 경우 법정지상권이 승계되어 건물을 허물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법정지상권은 건물 소유를 위한 ‘물권’이다. 일단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후로는 토지 또는 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되더라도 효력을 가진다. 이미 법정지상권이 성립했다면, 건물을 낙찰받은 사람은 법정지상권도 함께 취득한 것이 된다. 당연히 건물을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

- 그런데 이렇게 건물만 취득했다가 법정지상권이 소멸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이런 사실을 입찰 전에 사실상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다. 관습상 법정지상권은 매매장사자가 합의해 배제할 경우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경우 당사자 간의 특약을 3자가 알 수 없으니 입찰 전 확인이 어렵다. 예를 들어 법정지상권이 성립되더라도 건물 소유주가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토지 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토지에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을텐데 너무 리스크가 큰 것 아닌가.
“건물 소유자 입장에서는 법정지상권 성립 후에 토지 소유자와 협의해 땅 사용료를 정하고 법정지상권을 등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토지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건물의 소유를 위해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토지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그 임차권을 취득하면, 그 날로 건물 소유자가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

-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는 등기를 안해도 임차인이 그 건물을 등기할 경우 제3자에 대해 임대차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안다.
“그런 주장도 있지만, 임차인인 건물소유자 입장에서는 토지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자기 임대차를 계속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 정도다. 토지 소유자의 동의없이 채권에 불리한 임차권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는 없다. 또 경매로 그 건물을 취득한 낙찰자에게 그 임차권이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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