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생활법률] 임대차 계약 갱신·해지

박성훈 기자 2024-02-23 13:52:07

주택 임대차 계약을 맺고 들어간 세입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 두 달 전까지 집주인에게 해지통보를 해야 전세금을 제 때 돌려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계약을 갱신하기로 합의했다가 갑자기 세입자 측에 사정이 생겨 합의를 지킬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과연 계약 해지가 가능할까.

- 사전에 계약갱신에 합의했다가 계약 만기일을 일주일 앞두고 이견이 생겨 합의가 파기되었다. 어떻게 되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 ‘묵시적 갱신’의 적용 여부를 놓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엔 ‘법률상 정해진 기간 안에 계약과 관련된 의사 표현 자체가 있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 묵시적 갱신이 무엇인가
“임대차 계약 종료 2개월 전까지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이뤄지는 법률 행위다. 계약해지나 갱신에 관해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면 종전 계약조건과 동일하게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다.”

- ‘묵시적 갱신’은 어떤  때 인정되나.
“주택 임대차에서 계약 종료 2개월 전까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해지통보를 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인정된다. 그렇게 되면 전세금반환이 늦춰질 수 있다. 반면에 세입자가 2개월 전에 해지통보를 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에 대해 논의한 사실이 있다면 묵시적 갱신이 되지 않는다.”

- 해지통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약에 묵시적 갱신이 적용된다는 것인가.
“그렇다. 이 경우 세입자는 계약 종료일이 된다고 해도 전세금을 돌려 받을 수 없다. 다시 묵시적 갱신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에 해지 통보를 해야만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 전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인가.
“물론 묵시적 갱신이 된다고 해서 세입자가 무조건 갱신 기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주택 임대차보호법 상 계약이 갱신된 경우라면 세입자가 언제든 해지 통보를 할 수 있고, 집주인에게 해지를 통보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계약이 갱신된 이후라면 빠르게 해지 통보를 하고 3개월 후에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기간 갱신에 합의했다가 계약 종료를 앞두고 합의가 파기되는 경우에도 묵시적 갱신으로 볼 수 있나.
“세입자가 계약 종료일에 보증금을 돌려 받으려면 최소한 계약 종료일로부터 2개월 전에는 해지 통보를 해야 하지만, 집주인과 세입자 간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조건 변경의 통지가 있었다면 묵시적 갱신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직접적인 해지통보가 아니더라도 그렇다.”

- 그런 소송 사례가 있었나.
“전세금 감액을 조건으로 갱신에 합의했다가 종료 하루 전에 갱신합의가 되지 않아 소송으로 번진 사례가 있다. 법원에서는 ‘계약 당사자 간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는 묵시적 갱신이 된다’면서도 ‘다만 계약 종료 2개월 전에 계약조건의 변경을 요청한 사정이 있다면 묵시적 갱신이 되지 않아 계약 종료일에 맞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서울 북부지방법원 2023가소 89690)”

- 법률상 묵시적 갱신이 아닌데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주택 임대차에서 집주인은 법률상 계약 종료일에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묵시적 갱신이 아님에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명백한 위법이다.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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