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법률] 상가 권리금 요구 어디까지?

박성훈 기자 2024-03-11 11:55:46

상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나면 많은 점포들이 계약 해지와 함께 권리금을 회수한다. 그런데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를 데려오는 경우가 있다. 마침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혹시 권리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세입자들이 실제로 적지 않다. 

- 상가 임대차에서 권리금을 회수하려면 반드시 전 세입자가 후임 세입자를 구해와야 하나.
“상가 임대차에서는 기본적으로 기존 세입자가 신규 세입자를 직접 구해 건물주에게 주선해야 한다. 세입자의 신규 세입자 주선은 법으로 정해진 강력한 권리다. 그렇게 해야 동종업계의 종사자를 구할 수 있어 권리금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를 구한다면 다른 업종 세입자를 구할 수도 있어, 자칫 기존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 그렇다면 법적 권리가 없어진다는 얘기인가.
“그렇지는 않다. 건물주가 구한 신규 세입자라도, 기존 세입자는 권리금 거래를 요구할 법적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입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건물주가 마음대로 신규 세입자를 구해 버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상 위법에 해당할 수 있다.”

- 어떤 사유가 있어야 권리금 회수가 가능한가.
“이 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는 ‘중대한 사유 없이 임대인(건물주)이 임차인(세입자)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 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는 세입자의 권리금회수 방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주 마음대로 혹은 지인이라는 이유로 신규 세입자를 세울 경우에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세입자가 건물주의 권리금회수 기회 방해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게 된다. 건물주가 방해를 해 권리금을 돌려 받을 기회를 놓쳤으니 상응하는 금액만큼 배상토록 ‘권리금반환소송’을 내면 된다.”

-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를 주선하는 것은 무조건 법률 위반이라고 보면 되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상임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를 보면, 임대인(건물주)이 선택한 신규 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권리금보호 위반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건물주가 마음대로 신규 세입자를 주선했거나 그 사람이 동종업계 종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권리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존 세입자에게 주거나 보상했다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세입자는 자신이 새 입주자를 주선하지 못했더라도 적극적으로 권리금회수를 주장하는 것이 좋다.”

- 건물주가 자신이 직접 장사를 하겠다며 점포를 인수하겠다면 어떻게 해냐 하나.
“장사가 잘 되는 점포라면 그런 사례도 없지 않아 있다. 이 경우에도 세입자가 운영해 오던 시설과 상권을 인수하는 것이므로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줘야 한다. 그렇게 점포를 인수한 건물주가 나중에 또 다른 신규 세입자에게 점포를 세 줄 때도 역시 권리금 거래를 할 수 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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