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이렇게]② 주택담보대출의 ABC

이의현 기자 2024-03-19 07:49:50

부동산 대출 규제는 매우 복잡하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자주 바뀐다. 때문에 정부가 발표하는 대출 정책에 늘 귀를 기울어야 한다. 주택 대출이라도 채무자의 성격에 따라 다른 규제가 적용되기도 하고, 분명히 주택인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부동산담보대출의 기본적인 내용과 대출 규제 유형 등에 관해 알아본다.

◇ 주택이 아니어도 주담대 규제 받는다
주택법상 주택이 아닌데도 주택으로 분류되어 대출 규제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조합원의 입주권과 분양권이 대표적이다. 상가 주택도 상가 면적과 주택 면적 중 어느 부분의 비중이 크냐에 따라 규제를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상가 보다 주택의 비율이 더 크다면 주택으로 분류되어 대출 규제를 받게 된다. 다만, 오피스텔은 주거용이기는 해도 비 주택으로 분류되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렇더라도 관계 법령이 언제 어떻게 바뀔 지 모르니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 주담대, 채무자 성격에 따라 다른 규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채무자의 성격에 따라 대출 규제가 달리 적용된다. 가계주택담보대출에서는 혜택이 많은 순서로 생애최초, 서민실수요자,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일반 무주택자는 주택 매매가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생애최초 주택 취득자는 80%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생애 최초’의 경우에도 세대 구성원 가운데 그 누구도 과거에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 세대분리된 배우자, 그 배우자와 동일세대를 이루고 있는 직계비속까지 ‘동일 세대’로 본다. 또 주택분양권이나 입주권을 취득한 적이 없어야 생애최초 대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서민실수요자 대출은 소득이 적은 서민인 실수요자들에게 적용된다. 부부합산 연 소득이 9000만 원 이하이고, 무주택 세대주가 조정지역 8억 원 이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역 내 9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적용된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가 최근 몇 년 새 급락하는 바람에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 규제지역으로 풀리다 보니, 현재는 서민실수요자 혜택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진 않다.

◇ 자영업·중소기업 특별 대출
주담대 규제에 있어 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상인 경우 업종별로 대출 규제가 다르다. 주택임대업, 주택매매업, 이와 기타업종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주택임대 및 매매업은 최근에야 주택 대출이 허용되었다. 주택의 실수요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동안은 대출 규제를 받았던 것이다.

형편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 대해선 특별히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 해 주고 있다. 동네 미용실을 운용하는 사람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80%까지 받을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해 주고 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대출 받은 돈을 엉뚱하게 주택 구입이나 가계 자금 용도로 사용하면 안된다. 나중에 용도 증빙을 하지 않으면 약정 위반으로 대출금이 회수될 수 있다. 정부가 어려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선의로 마련한 정책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생활안정자금 대출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에는 소유권 보존등기 또는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에 대해 실행된 주택담보대출, 분양주택 중도금 및 잔금 대출 뿐만아니라 기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아 신규 주택을 구입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생활자금이 필요해 추가로 대출을 받고 싶어도 이런 경우엔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가 되고 나서 3개월 동안은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사실상 주택 구입 목적 외의 모든 대출을 통칭한다. 전세금 반환대출이 대표적이다.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은 후에 세대원 누구라도 주택을 구입할 경우 기존 대출금은 회수된다. 대출을 받을 때 세대원 모두에게서 동의서를 받으면서 개개인의 주택 보유 현황을 확인하므로, 이런 꼼수를 썼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참고도서> 부동산 부자가 되는 대출의 비밀(이훈규, 매일경제신문)
                 대출의 마법(레오 김은진, 다산북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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