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건강 ABC ⑤ 수면무호흡증과 불면증

박성훈 기자 2024-04-02 07:35:52

코골이보다 무서운 것이 수면무호흡증이다. 자는 동안 잠깐씩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 무호흡이 1시간 당 5회 이상, 7시간에 30회 이상 나타나면 의학적으로 수면무호흡이라고 진단한다. 워낙 소리 없이 숨을 쉬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일단 코골이가 있다면 수면무호흡증 발생의 전조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 수면무호흡 자가 진단법
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잠자는 동안 숨길이 막혀 숨을 못 쉬는 ‘폐쇄형’이다. 심한 정도는 1시간 동안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나타나는 횟수를 의미하는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로 판별한다. 이 수치가 0~4면 정상이고, 5~14면 경증, 15~29는 중등도, 그리고 30이 넘으면 중증으로 분류된다. 

수면무호흡증 자가 진단법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STOPBANG’이라는 진단법이다. 코골이 소리가 큰 지, 피곤함을 느끼는지, 자다가 숨을 멈추는지, 혈압이 높은지, 체질량지수가 높은지, 나이는 50이 넘었는지, 목둘레가 큰지, 남성인지 등 8개 문항에 ‘예’라는 답변이 3개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 판단이 내려진다. 3~4개면 중간위험, 5~8개면 고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일부 진단법에서는 낮에 얼마나 졸리는 지도 평가 항복에 담기도 한다.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위험단계라면 수면센터 등 전문가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수면무호흡은 불면증으로 가는 지름길
이 증상이 심하면 자다가 자주 깰 수 밖에 없어 불면증이 악화된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수면무호흡증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에 목 등의 숨 길이 좁아져 생가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대부분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절반 가량은 고혈압 환자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할 수록 고혈압 위험도 높아진다. 산소포화도 때문이다. 수면 중 숨을 쉬지 않으니 산소 공급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산소포화도가 정상 수치인 95~100% 범위를 벗어나 80% 아래로 떨어질 경우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우리 뇌는 혈압과 맥박을 높이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혈압이 높아진다.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니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고혈압이 만성화될 수 있다. 문제는 밤에 혈압이 올라갈 경우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은 낮보다 밤에 혈압이 10% 이상 낮아야 하기에, 밤의 고혈압은 낮의 고혈압보다 훨씬 위험하다.

수면무호흡증에는 혈압약 처방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즉각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내는 것은 ‘양압기’를 활용한 치료다. 

◇ 자가 행동요법이 최우선
수면무호흡 역시 코골이 때와 마찬가지로 행동요법이 가장 기본이다. 체중관리 차원에서 이상적인 목표 체질량지수를 25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키가 175㎝라면 몸무게를 76㎏ 이하로 유지토록 하라는 것이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병원장은 “체중이 10~15%만 줄어도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최대 50%까지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수면무호흡증이 경증이라면 일단 살부터 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금연과 금주는 코골이 환자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도 필수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어 코와 목의 점막이 부어올라 숨길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뇌의 호흡중추가 둔감해져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담배는 코골이보다 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상기도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켜 목이나 비강 등이 좁아질 수 있어 더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참고도서> 코가 뚫리면 인생도 뚫린다(2024.비타북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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