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 주기적 검진으로 예방하고, 중입자 치료로 완치 길 찾아라

박성훈 기자 2024-07-16 07:43:45
사진 왼쪽부터 이익재, 변화경, 성진실 교수.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암 가운데 하나가 간암이다. 징후가 늦게 발견되는 바람에 40대와 50대부터 간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완치율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의 성진실, 변화경, 이익재 교수가 공동으로 <세브란스 소식>을 통해 간 암 예방법과 치료법에 관해 소중한 팁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이들의 도움말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 간암은 난치암인가.
“실제로 생존률이 낮다. 증상이 별로 없어 한참 진행된 다음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완치될 수 있는 초기에 진단을 놓쳐 난치암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제일 많이 생기는 연령대가 40대와 50대 중·장년이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해 일찍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간암은 아무나 걸리는 것이 아니라, 간암에 걸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 그런 고위험군의 조기진단과 검진 중에 완치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 난치암이라고 하면 간암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간암은 일찍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가 뛰어난 암이다. 그런데 여러 건강상의 이유로 수술을 못할 경우에는 다른 국소치료로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 중 방사선 치료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암이 진행되고 나서는 여러 치료법이 적용된다.

가장 흔한 것이 ‘색전술’이다. 최근에는 전립선암에 새로운 약제가 개발되어 약제 치료도 많이 이뤄진다. 하지만 완치를 위한 치료가 아니다. 방사선 치료는 간암 치료 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중입자 치료 같은 새로운 치료요법도 매우 효과적이다.”

- 간암 초기에도 중입자 치료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중입자 치료는 어떤 원리의 치료법인가.
“‘중입자’는 무거울 중(重)를 쓴다. 입자 치료 중에서 무거운 탄소 이온을 빛의 70% 정도로 가속해 환자 몸 속에 조사한다. 초기암의 경우 굉장히 종양이 작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짧게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 폐암은 1~2회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간암 초기는 빠른 시간내에 치료가 가능하다.”

- 중입자 치료의 완치율은 어느 정도 되나.
“중입자도 크게 방사선 치료의 한 부분으로, 국소에 치료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국소치료율과 국소완치율을 논하게 된다. 중입자는 거의 90%에 이르는 국소완치율을 보인다. 간 기능이 나쁜 사람에게도 충분히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굉장히 강력한 에너지를 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치료로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위력이 발휘된다.”

- 환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없나.
“중입자 치료는 입원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출·퇴근하면서 치료가 가능해, 일상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할 수 있다.”

- 기존 방사선 치료와 중입자 치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존 방사선 치료는 엑스(X)선을 사용한다. X선은 우리 인체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에너지가 점점 감소한다. 그래서 몸 속 깊은 곳에 있는 종양의 주변 정상조직에 어느 정도의 방사선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중입자 치료는 이와 대비되는 신기한 성질을 갖고 있다. 우리 몸에 들어가면 에너지가 낮게 유지되다가 특정한 깊이에서 에너지를 정부 방출하고 소멸한다. 이를 ‘브래그 피크’라고 한다.

덕분에 종양에는 아주 강한 방사선을 집중할 수 있고, 주변의 정상조직에는 거의 방사선이 들어가지 않게 된다. 특히 간암 환자는 애초에 간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주의 정상 간의 보호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중입자 치료가 매우 유용하다.” 

- 그 외에 다른 차이점들은 무엇인가.
“이런 물리학적 특징 외에 생물학적 특성도 있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2~3배 높은 생물학적 살상능력을 가지고 있다. 암 세포를 생물학적으로 더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암세포 종양은 저 산소증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종양은 엑스 레이 기반의 기존 방사선 치료가 잘 안 듣는 경우가 있다. 반면 중입자 치료는 산소 의존도가 없어, 저산소 종양에도 효과가 있다.”

- 중입자 치료는 매우 비용이 비싸다고 하던데…
“현재는 한국인이 일본 등지에 가서 치료를 받을 경우 대부분 1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 그래서 국내 중입자 치료 시 장점이 있다. 아직 정확한 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1억 원의 절반 정도 이하 수준에서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간암에 걸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말은 무엇인가.
“최근 비만이 추가되었지만 간암은 일반적으로 B형 바이러스와 C형 바이러스, 그리고 알코올 등 세 가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행히 국가에서 B형 바이러스 보균자에 대해 무료 국가 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암표지자 검사와 초음파검사 두 가지 검사를 40세 이상 남녀 간암 발생 고위험군에게 6개월 주기로 검진받을 수 있게 해 주어, 조기 발견이 가능해졌다. 간 초음파나 혈청 알파 단백검사 비용도 국가에서 90% 정도를 지원해 주어 1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 간암은 검진이 필수이니 꼭 받아보길 바란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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