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버타운 입주는 너무 까다롭고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대기 기간만 최소 3개월에서 5개월 정도 걸린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경제적 여력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버타운에 관한 많은 정보들 가운데 실제와 다른 점들이 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촘촘히 조사하지 않고 ‘카더라’ 말만 믿으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내게 맞는’ 실버타운을 고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발 품을 팔아 잘 조사해 보면 딱 맞는 시설을 찾을 수 있다.
21. 내게 맞는 실버타운을 찾기 위한 고려해야 할 요건들을 소개해 달라.
“비용적인 부분을 먼저 살펴 보자. 일단 경제적 여력이 충분할 경우라면 고급 실버타운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경제적 여유가 크지 않다면 실버타운 가운데 입주 보증금이나 월 생활비를 잘 따져봐야 한다. 건강과 나이 조건은 어디나 대체로 동일하다. 60세 이상 80세 미만 정도에 스스로 일상 생활이 가능하면 어느 실버타운이든 들어갈 자격이 주어진다.
위치적으로는 아무래도 서울과 수도권의 ‘도심형’ 실버타운이 병원이나 문화시설과 가까워 선호도가 높다. 공기 맑은 자연 환경을 원한다면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도심형과 전원형 두 곳의 장점을 살린 것이 ‘도시근교형’ 실버타운이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운영업체도 잘 들여다 봐야 한다. 지나치게 수익만 쫓는 곳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여기저기 평판 조회도 해보고 직접 발 품을 팔아 세심하게 확인할 것을 권한다.”
22. 80세가 넘는 초고령자는 입주가 원천적으로 제한되나.
“대부분의 국내 실버타운은 입주자의 건강 상태, 즉 스스로 최소한의 일상 생활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 ‘연령 상한’을 두고 있다. 법으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80세를 넘지 않는 입주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85세 이상 초고령자들의 입주를 허용하는 곳들도 더러 눈에 띈다. ‘더시그넘하우스청라’와 ‘KB골든라이프케어평창카운티’, ‘일봉실버랜드’, ‘케어닥케어홈배곧신도시점’ 등이 85세 이상이 입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임대형 실버타운이다.
이밖에 ‘흰돌실버타운’, ‘미리내실버타운’, ‘월명성모의집’, ‘공주원로원’, ‘수동시니어타운’ 같은 대형 실버타운들도 입주 연령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 올해 2025년에 새롭게 문을 여는 실버타운들 가운데 연령 제한이 없는 곳들도 상당히 있다고 하니, 미리 잘 조사해 보는 것이 좋다.”
23.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없나.
“장기요양등급을 받아도 입주가 가능한 실버타운이 전국에 세 곳 정도 있다. ‘더시그넘하우스청라’와 ‘일봉실버랜드’, ‘케어닥케어홈배곧신도시점’ 등이다. 올해 2월에 문을 여는 부산의 ‘라티브’도 장기요양등급 입주자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시설도 기본적으로는 식당까지 혼자 걸어가 배식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기초 건강 상태를 충족해야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휠체어 이용자나 심한 치매 환자 등은 나이에 상관 없이 입주가 어려울 수 있어 요양원 등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실제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아무래도 실버타운에서 부대시설 등을 마음껏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은 일정 규모를 갖춘 유료양로병원에서 적절한 건강 관리를 받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수도권 내 경기도 일원에 특히 이런 유료요양병원 시설이 많다.”
24. 부모님 노후를 감안해 함께 입주하려고 한다. 어떤 실버타운이 가능한가.
“법적으로 모든 실버타운은 부모와의 동반입주가 가능한 기준을 설정해 놓고 있다. 일단 60세 이상이면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만 여기에 더해 자녀의 나이가 24세 미만인 경우에도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40대나 50대 자녀가 부모와 함께 실버타운에 공식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럴 목적이라면 ‘실버타운’과 유사한 ‘블루밍더클래식’이나 ‘정원속궁전’ 같은 시설이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이런 곳들은 식당이나 부대시설 등이 일반 실버타운과 유사하게 마련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비슷한 시설인 ‘커뮤니티 아파트’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이 제한이 따로 없고 내부에 식당이나 헬스장을 비롯해 기본 부대시설들이 구비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입주민들끼리 교류도 활발해 오히려 초고령 입주자에게는 더 낫다고 한다.”
25.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은 어디에 있나.
“국내 실버타운들은 대부분 반려동물과의 동반 입주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실내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반려동물에서 나오는 털이나 오물 등으로 인한 위생관리 문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분들도 적지 않아 다른 입주자나 반려동물과의 동거를 원치 않는 다른 입주민들이 선뜻 동의해 주지 않는다. 그나마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가능한 실버타운은 ‘스프링카운티자이’와 ‘KB골든라이프케어평창카운티’ 두 곳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 신규 오픈 예정인 서울의 ‘VL 르웨스트’와 부산의 ‘라우어’와 ‘라티브’도 반려동물 동반입주가 허용될 것이란 소식도 들린다. 다만, 동반 입주가 허용되더라도 최소한의 규제 조건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반려견은 체중이 10㎏ 이하인 한 마리만 허용되는 식이다. 예방접종 완료 증명서 제출은 기본이며, 공격성 높은 견종은 제한될 수 있다.”
26. 휴양이나 건강관리에 특화된 실버타운은 어디가 좋은가.
“전북 고창에는 ‘웰파크시티’라는 은퇴자 전용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그 단지 안에 위치한 ‘서울시니어스고창타워’가 휴양과 건강을 위한 시설들을 두루 구비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웰파크시티 안에는 특히 재활치료와 정형외과·내과·외과 진료 및 건강검진까지 가능한 석정웰파크병원과 고령자의 만성 질환 관리 및 재활 치료를 돕는 웰파크요양병원 등 두 곳의 병원이 있다.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편하게 요양하고 관리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니어스고창타워’에는 게르마늄 온천과 수영장, 맨발 황톳길 등이 구비되어 건강 중진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걸어서 갈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파크 골프장도 있어 입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공실이 없으면 단지 내 ‘힐링카운티’에서 지내며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27. 병·의원이 가까운 실버타운이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병·의원이 가까이에 있는 실버타운은 전국에 17곳 안팎이다. ‘서울시그너스’ 서울타워와 강서타워, 가양타워 근처에는 서울송도병원과 강서송도병원, 행복한의원이 위치해 있다. 같은 브랜드의 분당타워와 고창타워 인근에는 시니어스의원과 석정웰파크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최고 등급의 실버타운으로 인정받는 경기도 용인의 ‘삼성노블카운티’과 서울 광진구의 ‘더클래스500’ 인근에는 삼성노블카운티의원과 24시열린의원이 가깝다.
유당마을에는 유당부속의원이, 미리내실버타운 부근에는 대선효도병원이 있고 ‘마리스텔라’와 ‘스프링카운티자이’ 근처에는 종합병원인 국제성모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 ‘수동실버타운’에는 연세요양병원, ‘청심빌리지’에는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이 있어 입주자들의 평소 건강 관리 및 응급 상황 대처에 도움을 준다.”
28. 경제력이 충분한 입주자들이 찾는 실버타운은 어디 어디인가.
“월 생활비와 입주보증금이 가장 센 곳은 서울 광진구의 도심형 실버타운 ‘더클래식500’과 용인시 기흥구의 도시근교형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 두 곳이 대표적이다. ‘더클래식500’의 경우 1인 기준 56평에 입주보증금이 10억 원 수준이다. 월 생활비는 58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삼성노블카운티’는 1인 기준 50평형에 보증금은 6억 4000만 원, 월 생활비는 450만 원 안팎이다.
부설요양센터를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더시그넘하우스강남’은 31평 기준에 월 생활비는 275만 원이다. 지난해 문을 열어 가장 최신형인 ‘더시그넘하우스청라’는 22평 기준으로 월 239만 원이다. 성남시 분당구의 ‘서울시니어스분당타워’과 서울 강서구 ‘서울시니어스가양타워’, 자곡동 ‘서울시니어스강남타워’는 22~25평 기준으로 월 250만 원 수준의 생활비가 소요된다.”
29. 월 200만 원 이하 생활비 수준에 추천할 만한 실버타운을 소개해 달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조금 벗어나면 월 150만~200만 원에 고급스런 시설을 갖춘 실버타운들을 찾을 수 있다. 단지 내에 국제성모병원이 위치한 인천 서구의 ‘마리스텔라’는 24평 기준에 월 생활비가 200만 원을 살짝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동해시의 휴양형 실버타운 ‘동해약천온천실버타운’은 월 157만 원이다. 휴양지와 관광지가 많은 경기도 가평의 ‘청심빌리지’는 22평 기준으로 200만 원을 살짝 웃돈다. 잘 찾아보면 월 생활비 100만 원 안팎의 실버타운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서울시니어스고창타워’는 540세대의 대단위라 20평 기준으로 월 생활비가 106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100% 분양형인 용인의 ‘스프링카운티자이’도 23평 기준으로 월 104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만, 보증금은 4억 8000만 원 수준이다. 경북 김천의 ‘월명성모의집’은 월 생활비가 88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30. 실버타운에 대기 없이 빨리 입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분양 물량이 많거나 지역에 많은 실버타운을 운용하는 실버타운이 상대적으로 입주가 쉬울 수 있다. 일단 실버타운에 빨리 입주하려면, 관심이 가는 실버타운에 청약금을 걸고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 두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중도에 대기를 취소하면 청약금은 즉시 돌려 받을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실버타운 운영사에 공실이 발생하면 바로 입주할 수 있도록 입주금이 준비되어 있다고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공실이 생기면 먼저 연락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원하는 실버타운이 있는데 당장 원하는 평수나 층을 얻을 수 없는 경우라면, 일단 그 실버타운 내 비슷한 조건의 공실에 먼저 입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중에 마음에 두고 있던 층수나 평형이 나오면 다른 대기자에 앞서 옮길 수 있도록 실버타운 운영사에 미리 예약을 걸어두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