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골절 등 봄철 야외사고 대처법

이의현 기자 2023-05-01 19:36:05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 나들이객들이 늘고 있다. 준비 안된 나들이 탓에 골절을 비롯해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잦다. 고동완 윌스기념병원 응급의학과 센터장에게서 봄철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사고들과 그 대처 법을 알아본다.


- 봄철 나들이 때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어떤 것 들이 있나요.
“가장 많은 것이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골절’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2월에 34만 7000여 명이던 골절환자가 3월에 35만 9000여 명, 4월에 38만 7000여 명, 그리고 5월에는 42만 4000여 명으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야생 진드기 같은 벌레나 곤충에 물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적지 않습니다. 그 밖에 벌이나 뱀에 물리는 사고도 끊이질 않습니다.”

- 골절의 원인과 대처 법을 알려주시지요.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 중에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특히 전동식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골절상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손으로 살짝 눌러도 통증이 심한 경우, 해당 부위가 붓고 멍드는 경우에 골절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자칫 골절은 물론 비장파열이나 방광파열 같은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으니 초기 단계 대응이 중요합니다.

우선, 사고가 일어나면 119에 신고해 가능한 빨리 응급실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상처 부위에 피가 나면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감싸고 특히 의심가는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목으로 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러진 뼈 끝이 신경이나 혈관, 근육을 손상시킬 수 있으니 다친 곳을 건드리거나 옮기지 말아야 합니다.” 

- 야외 활동 때 벌레나 곤충에 물리는 사고도 의외로 많습니다.
“야생 참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주의해야 합니다. 주로 4월부터 11월 사이에 많이 발생합니다. 지난해에도 200명에 가까운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30% 가량이 사망하거나 매우 위험한 고비를 넘겨야 했습니다. 참진드기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SFTS는 백신이 마땅히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증상은 대체로 2주 내 고열과 구토, 설사, 근육통 증상을 호소하는 것인데 심할 경우엔 혈소판 감소까지 나타납니다.

진드기 중에서 0.5% 정도만 바이러스를 갖고 있어, 진드기에 물렸다고 반드시 검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발열이나 구토, 설사, 근육통이 있으면 꼭 응급실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가능하면 야산이나 풀밭에서는 소매가 긴 웃옷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습니다. 풀 위에 그냥 앉기 보다 돗자리를 깔고 앉고, 곤충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즉시 옷을 세탁하고 전신 샤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요즘은 많이 사라지고는 있지만 벌에 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조치해야 하나요.
“꽃이 피는 5월에 벌 쏘임에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벌에 쏘이면 먼저 벌침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으로 직접 하기 보다는 신용카드 모서리 같은 것으로 쏘인 곳 주변을 긁어내 듯 밀면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벌에 쏘인 부위는 찬물로 깨끗이 씻고 얼음찜질을 하는 게 좋습니다. 벌독 알레르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짧게는 수 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내에 얼굴 부종과 어지러움, 호흡곤란, 흉부불편감, 구역, 구토, 식은땀, 의식저하 같은 ‘아낙필락시스(알러지 전신반응)’가 발생합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벌에 쏘인 것에 된장을 바르는 민간요법은 자칫 2차 감염 우려가 있으니 자제하길 바랍니다. 벌은 밝은 색조나 향수, 음식 냄새를 좋아하니 야외 활동을 해야 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기 바랍니다.”

- 가끔 뱀에 물리는 사고도 일어난다. 어떤 뱀에 물려도 모두 위험한가요.
“우리나라에는 네 종류의 독사가 있습니다. 세 종류의 살모사류와 한 종류의 유혈목입니다. 살모사의 독에 대한 해독제는 있지만 유혈목은 안타깝게도 해독제가 없습니다. 일반인들은 독사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없으므로 뱀에 물렸다면 무조건 응급실을 찾는 게 좋습니다. 뱀에 물렸을 때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동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입 안의 세균이 상대방의 상처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는데다 본인 역시 입안에 상처가 있을 경우 뱀의 독이 퍼질 수 있습니다.

뱀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에서 5~10cm 정도 위쪽 부위를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피가 통하지 않으면 괴사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손가락 한 두개가 들어갈 정도로 가볍게 묶어야 합니다. 해독을 한다며 술이나 알코올을 뿌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독이 더 빨리 퍼질 수 있습니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며 빨리 병원에 옮기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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