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보금자리 '시니어타운'...왜 입주 꺼릴까

이의현 기자 2023-07-10 08:31:30


시니어들의 노후 보금자리로 ‘시니어타운’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부부가 함께 건강은 물론 노후 친구들까지 챙길 수 있어 만 60세 이상 ‘젊은 시니어’ 들의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전통적인 집이나 가장의 관습에 익숙한 시니어들 가운데 일부는 시니어타운 입주를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의 글을 통해 시니어 세대가 시니어타운 입주를 망설이는 이유 네 가지를 점검해 보았다.

◇ 노인들만 모여있는 곳인데…
시니어 타운 입주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노인들만 모여있다’는 점이다. 젊게 살려면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게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혹시 노인들과 지내다 더 빨리 늙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노블카운티 같은 곳은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리빙프라자와 어린이집을 함께 마련해 3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들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시니어타운 입주 시니어들이 근처 초등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거나 시니어타운 내 공용공간에서 초등학생에게 미술이나 만들기, 서예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역시 유료 노인 홈에서 지역 교류회를 열어 지역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지희 국장은 “노인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시설 운영자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시설의 사회화의 관점에서도 지역주민들과의 어우러짐, 세대와의 어우러짐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금 사는 것보다 좁을텐데…
생활공간의 면적이 좁아질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공간 규모를 줄여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다 시니어타운은 ‘공용공간’이 많을 수 밖에 없어 실제 전용률이 50%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작은 평수의 방들은 미계약 상태로 남기도 한다. 그래서 한 시니어타운은 최근 작은 평수의 2개의 방을 큰 평수로 바꾸면서 시니어들의 이런 니즈에 맞게 리모델링했다고 전해진다.

이 국장은 “시니어 타운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면 입주 몇 년 전부터 가지고 있는 짐을 버리거나 기증을 농해 줄이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도심 창고 서비스 같이 짐을 보관하다 필요할 때 꺼내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매달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텐데… 
간단치 않은 비용 부담도 입주를 망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니어타운은 보증금과 월 생활비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보증금 비율을 낮추고 보증금+월세+월생활비 형태로 운영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어, 은퇴 후 수입이 줄어든 노인들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물가가 오르면 생활비도 매년 3~5% 정도는 인상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렇기에 시니어타운 입주를 계획했다면, 현재의 자산에 대한 점검과 재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퇴직 후 정기적인 소득이 없는 입주 예정자라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매월 월세처럼 현금흐름을 발생시켜주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 등의 노후 소득 및 자산운용에 대한 재설계가 필수하고 할 수 있다.

◇ 보증금은 제대로 돌려 받을 수 있는지…
시니어타운 보증금은 대부분 억 단위다. 때문에 가끔 들리는 시니어타운 부도 소식은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제도적으로도 보완이 이루어진 덕분에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시니어타운은 보증금 떼일 걱정을 크게 안 해도 되지만, 이 때문에 입주를 망설이는 시니어들도 있다고 한다.

현행 노인복지법에서는 입주 보증금의 50% 이상을 돌려 받을 수 있도록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각 시설도 보증보험 이외에 전세권 및 근저당권, 질권 설정 등으로 보증금 반환의 안정성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이지희 국장은 "입주자들은 계약서에 보증금 반환 보장 방안과 지급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보상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 후 입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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