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모데나대학과 레지오 에밀리아대 마르코 빈센티 교수팀은 31일(현지시간) 미국심장협회(AHA) 저널 '고혈압'(Hypertension)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성인 1만 9548명이 참여한 관찰 연구 7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수축기 혈압 상승과 매일 섭취하는 알코올 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 연구 데이터 분석 결과, 고혈압이 없어도 적은 양의 술을 꾸준히 마시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정도로 혈압이 매우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적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만큼 혈압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대부터 70대 초반까지 고혈압이나 다른 심혈관 질환, 당뇨병, 간질환, 알코올 중독, 폭음 등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1997~2021년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발표된 7개의 대규모 관찰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모든 참가자의 건강 데이터를 5년 이상 검토하고, 평소 알코올음료 섭취량을 하루 섭취 알코올 그램(g) 수로 환산하는 것은 물론 통계 기법으로 여러 연구 결과를 결합해 알코올 섭취량이 혈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2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심장질환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인 수축기 혈압이 1.25mmHg 상승했고 이완기 혈압은 1.14mmHg 높아진 것으로 확인했다. 또 하루 평균 48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수축기 혈압이 4.9mmHg, 이완기 혈압이 3.1mmHg까지 높아졌다.
알코올 12g은 맥주(5도) 300㏄, 소주(18도) 한 잔 반 정도에 들어 있는 알코올 양에 해당한다. 다만 알코올 섭취와 혈압 상승 간 연관성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체 참여자 가운데 65%가 남성이었다.
공동연구자인 미국 툴레인대 폴 K. 웰턴 교수는 "연구 시작 때 혈압이 높은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량과 혈압 변화 간 연관성이 더 강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혈압 수준은 아니더라도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술을 끊거나 줄였을 때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센티 교수도 "알코올이 혈압 상승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이 연구 결과는 알코올이 혈압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면서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혈압 안정에 좋고,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은 더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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