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천장' 깨지나...국내 30대 그룹 여성 임원 비중 6.9%로 급증

박성훈 기자 2023-09-19 08:28:42

국내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중이 최근 5년 사이에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사외이사에 비해 사내 이사의 비중이 적지만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꾸준히 여성 임원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상위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65개 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이들 기업의 여성 임원은 726명으로, 전체 임원 1만 561명의 6.9%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임원 수는 5년 전인 2018년 1분기 271명에 비해 455명이나 늘었으며, 이에 따라 여성 임원 비중은 5년 전인 3.2%에 바해 3.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018년에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그룹이 8곳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HMM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현재 30대 그룹 265개 계열사에서 여성 임원이 없는 곳은 86곳으로 전체의 32.4%를 차지했다. 5년 전에는 188곳(70.9%)이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2018년 1분기 2.3%(16명)에서 올해 1분기에는 18.1%(155명)로 15.8%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만, 여성 임원의 질적 개선에는 여전히 미흡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1.7%(12명)에서 2.8%(25명)로 1.1%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특히 미등기 여성 임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0대 그룹의 미등기 임원 중 여성 임원은 2018년 1분기 243명(3.4%)에서 올해 1분기에는 546명(6.2%)으로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큰 그룹이 카카오인 것으로 조사됐다. 6개 계열사 임원 84명 가운데 여성이 19.0%(16명)에 달했다.  이어 네이버가 18.8%(26명), CJ가 15.0%(48명), 신세계가 13.7%(25명)로 뒤를 이었다.

여성 임원 절대 숫자로는 삼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2개 계열사 임원 2097명 중 여성이 157명으로 7.5%에 달했다. SK 88명(7.8%), LG 78명(7.4%), 현대차 69명(4.9%), 롯데 53명(8.5%)의 순으로 집계됐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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