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경계성 인격장애' 증가세...인구 1만명 당 1명 속 '여성 주의보'

박성훈 기자 2023-11-02 11:06:36

국내 인구 1만명 당 1명이 경계성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석정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DB를 분석한 결과인데,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국내 경계선 인격장애 유병률을 다룬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된다.

경계성 인격장애란 정서적 불안이나 자아정체성 혼란,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복합 인격장애를 말한다. 자제력 부족으로 인해 도벽과 도박, 약물 남용 같은 돌발 행동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약 60∼80%의 환자가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석정호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경계성 인격장애로 진단된 환자 수는 2010년 3756명에서 2019년 4538명으로 2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경계성 인격장애 유병률은 인구 1만명당 2010년 0.96명에서 2019년 1.06명으로 높아졌다.

유병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남성 유병률은 2010년 0.81명에서 2019년 0.80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여성 유병률은 1.12명에서 1.32명으로 높아졌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0년 2.41명이던 것이 2019년에는 3.42명으로 늘었다.

인구 1만명당 유병률은 2019년을 기준으로 30대가 1.39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40대가 0.70명, 50대가 0.38명, 60대는 0.28명, 70대 이상은 0.24명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1만명당 8.71명에 달해 대전(6.62명)과 대구(5.90명)을 크게 앞섰다.

석 교수는 "다른 나라는 경계성 인격장애 유병률이 2.7∼5.9% 정도"라며 "국내 유병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진단이 까다로운 질병의 특성과 정신과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실제보다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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