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나 영양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장·노년층이 많다. 정확하지 못한 자극적인 선전이나 정보의 유혹 탓에 노후 건강에 발목 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약이나 영양제에 앞서 ‘건강한 식습관’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에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기만큼 건강한 식습관이 요구되는 때가 없다고 한다. 어떻게 먹고 생활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인지, 우리가 상식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정보들에 대해 전문가들의 팁을 통해 확인해 보자.
◇ 탄수화물은 안 좋고 슈퍼 푸드는 좋다? 탄수화물이 무조건 몸에 해롭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 가운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탄수화물이며, 하루에 최소 130~150g 정도는 먹어주어야 뇌 기능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몸 속에서 빨리 소화되어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저질 탄수화물’이다. 도정한 흰 쌀이나 밀가루 음식, 설탕이나 액상과당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전곡류와 껍질 째 먹는 과일 등은 천천히 소화되어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는 질 좋은 탄수화물은 충분히 섭취해 주어야 건강이 유지된다.
집 밥은 몸에 좋은 건강식이고, 바깥에서 먹는 음식은 해롭다는 일방적인 편견도 있다. 하지만 같은 집 밥이라도 김치 같은 절임 채소나 장류를 많이 섭취하면 인공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외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몸에 좋다고 특정 식품만 집중적으로 먹다가는 오히려 영양 결핍이 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노인들은 더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슈퍼 푸드’나 이른바 ‘보양식’에 대한 무작정 믿음도 경계 대상이다. 블루 베리나 케일, 브로콜리, 아보카드, 아몬드 같은 슈퍼 푸드는 그러나 그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명확히 증명된 것이 없다고 한다. 삼계탕을 비롯해 대부분의 보양식은 고지방 고단백 고칼로리 식품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영양소가 충분한 사람들이 이런 음식을 과잉 섭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다?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들이 다이어트에 좋다며 맹신하는 다이어터 들이 많다. 미역이나 다시마, 양배추, 천사채 같은 식품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칼로리는 낮지만 다른 영양소가 적기 때문에, 살을 빼겠다며 이 음식들만 섭취했다가는 자칫 포만감만 늘리고 오히려 영양결핍에 걸리게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균형 잡힌 식단’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과일은 많이 먹을 수록 건강에 좋다고 믿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하루 권장량을 크게 웃도는 과일 섭취량을 보인다. 특히 생과일보다 쥬스 형태로 섭취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과일주스를 너무 많이 마시면 요산 수치가 높여 통풍을 야기할 수 있다. 박현아 상계백병원 교수는 “특히 ‘여름 복숭아’와 ‘가을 단감’이 혈당과 중성지방을 급격히 올릴 수 있는 과일”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문제다. 음식으로 들어오는 콜레스테롤은 전체의 20%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간에서 만들어 진다. 그런데 우리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은 정작 음식에 포함된 ‘포화지방’이다. 삼겹살이나 돼지기름, 닭껍질, 버터, 치즈가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들이다. 코코넛기름도 식물성식품이지만 포화지방이 많아 스낵이나 라면도 자주 먹으면 콜레스테롤을 높인다.
달걀이나 우유, 유제품도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달걀에도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중년 이상이라면 하루에 한 알 정도만 먹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우유도 전유 보다는 저지방이나 무지방 제품이 권고된다. 우유의 지방은 3분의 2가 포화지방이라,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우유와 유제품은 가능한 간식으로 활용할 것을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 영양제는 건강 필수품이다? 영양제가 건강을 위한 보완재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과도한 신뢰다. 영양 섭취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영양제를 과하게 복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박현아 교수는 “차라리 영양제 대신 하루 세 끼를 잘 챙겨먹는 것이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해원 서울아산병원 교수도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성인 질환도 알고보면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생활습관부터 개선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생과일 대신 ‘디톡스’ 이름이 붙은 해독주스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도 주의가 요구된다. 간과 신장에 큰 이상이 없다면, 궂이 이런 음료를 마실 필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나물 반찬이나 샐러드, 후식용 과일이 간과 시장에 더 낫다고 권한다. 채소와 과일을 하루 5~7 접시만 먹어도 항산화 비타민과 파이토케미컬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준다는 것이다.
<참고도서> 박현아 상계백병원 교수 ‘식습관 상담소(2024, 위즈덤하우스) 정해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2023. 한빛라이프)
댓글
(0) 로그아웃